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책임자가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만약 처벌 대상이 된다면 환경부장관과 충북도지사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중대재해 없는 세상 만들기 운동본부의 손익찬 변호사는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지하차도와 같은 공중이용시설과 미호강 같은 국가 하천에서의 중대재해) 선례가 아직 없기 때문에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는 좀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기본적으로 이 법에 따른 책임은 여전히 원청에게 있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에서는 처벌 대상을 중앙행정기관의 장으로 정해놓고 있다"며 "(책임자가) 환경부장관이 될 수가 있다"고 했다. 또한 손 변호사는 지하차도 교통 통제 문제와 관련해 "이 도로의 관리 주체는 지금 충북도로 되어 있"기 때문에 "충북도 쪽에 (책임 소지가) 조금 더 가깝지 않은가라고 일단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에게도 책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청주시도 청주 관내에서 재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되는 책임은 분명히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형식적인 도로관리 주체(충북도)한테 조금 더 많은 책임을 지울 것이냐, 아니면 정보의 취합이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더 쉬운 청주시 쪽으로 책임을 지울 것이냐, 이 부분은 앞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시민재해에 해당하는 지 여부에 대해서는 "재해 발생 원인과 피해 정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생 원인의 경우, 제조물, 공중이용시설, 그리고 공중교통수단의 설계, 제조, 설치나 관리상의 결함이 원인이 되어야" 한다며 가습기살균제는 제조물에, 삼풍백화점은 공중이용시설에, 세월호는 공중교통수단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또 피해 정도에 대해서는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하거나 2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10명 이상 발생하거나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가 10명 이상 발생을 해야 "하며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이 돼야 중대시민재해의 개념"에 적용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됐을 때(발생 원인과 피해 정도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했을 때) 관련자 전부를 이 법으로 처벌하는 것이 아니고 법에서는 경영 책임자, 즉 기관장급만 처벌하도록 되어 있다"고 했다.
현재 충북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관련해 목격자와 구조자 등의 진술 및 침수 차량의 블랙박스 등을 확보해 참사 당시 상황 재구성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수사팀은 충북도와 청주시로부터 재난 대비 매뉴얼과 근무자 명단 등의 자료를 임의제출 방식으로 요청할 방침이며,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을 경우 두 기관에 대한 압수수색 가능성도 내비쳤다. 수사팀은 참사 40분 전 긴급통제 신고가 접수됐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지역 관할 경찰이 부실 대응한 의혹에 대해서도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다.
한편,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는 이날 김영환 충북지사,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청장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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