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로 장애영유아를 보육하기 시작한 어린이집은 1985년 개원한 대구 요한바오로2세 장애아전문어린이집이며, 최초로 사범대학에 유아특수교육과를 설치하여 2000년에 제1회 졸업생을 배출한 기관은 대구대학교였다.
이러한 사실에 근거해 볼 때, 전문어린이집에서 장애영유아 보육을 시작한 시기와 유아특수교사 배출 시기 간에는 15년이라는 시간적 간격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9년까지는 장애아어린이집에 유아특수교사를 배치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고, 이후에 장애아어린이집에 유아특수교사가 채용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양성기관 유무 지역의 편차로 인해 특정 지역에 제한될 수밖에 없는 실정에 놓여 있었다.
그 당시 유아특수교사 배치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여 보건복지부에서는 [영유아보육법 제21조 제3항]에 따른 보육교사 2급 이상의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과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특수교육 또는 재활관련 교과목 및 학점을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에서 이수하거나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에 따라 인정받은 사람을 어린이집 특수교사 또는 장애영유아보육교사로 배치할 수 있도록 했고, 2012년 8월 5일 당시 어린이집에 배치된 특수교사로서 경과조치에 따라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시행령 제5조]의 특수교사 자격을 인정받은 경우, 직무교육과정 이수증명서를 통하여 자격의 적격성을 인정하였다.
그 후 현재까지 보건복지부에서는 「특수교사 시행령 제5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한 자격기준을 갖추도록 하고,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시행규칙 제12조의 규정에 의한 특수교육 또는 재활관련교과 목 및 학점(유사과목 인정)을 이수하여 특수교사 또는 장애영유아보육교사 자격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장애아동 교육·보육 현황과 외국의 양성체계 사례
2008년~2022년 장애아어린이집의 입소 아동 수는 유치원(특수학교)의 취원 아동수에 비해 많게는 6배, 적게는 1.9배 정도 더 많다. 이는 1985년부터 어린이집에서 장애영유아를 보육하면서 부모들이 장애아어린이집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과 더불어 어린이집이 개별화교육프로그램, 재활치료프로그램 등을 병행 운영하면서 장애아보육기관으로서 특성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유아특수교사 양성기관 현황을 살펴보면, 충청북도와 충청남도를 합한 충청도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7개 대학이 200명 내외의 유아특수교사를 양성하고 있고, 나머지 지역은 1개 대학이 있거나 양성대학이 전무하였다. 이와 같은 지역간 양성대학 수의 차이는 지역간 유아특수교사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더구나 장애영유아를 위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거의 모든 지역에 설치되어 있어서 지역간 유아특수교사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장애장애아동복지원법 제6조(특수교사와 장애영유아를 위한 보육교사의 배치)의 ‘특수교사 및 장애영유아를 위한 보육교사 2명당 1명이상은 특수교사여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국외 양성체제를 살펴보면, 미국은 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사범대학 4년 전공이나 사범대학 또는 일반대학 관련학과 졸업 후 교육대학원에서 2년 과정으로 특수교사를 양성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특수교사 자격 취득 기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특수교사의 처우에는 혜택이 없음으로 인해 교사 부족이 심각하여 학부 졸업자 중 교사가 되기에 가장 기초적인 읽기, 쓰기, 수학 능력의 시험을 실시하여 합격자에게 임시 특수교사 자격증을 주기도 했다(김효선, 1995).
일본은 특별지원교육 교원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기초 면허증을 필수적으로 취득하도록 하고 있으나 특별지원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의 특별지원학교 교원 면허보유율이 70% 정도에 그치고 있어 실제 보육원과 유치원의 장애영유아 교육 담당을 일반교사가 하고 있다. 독일은 종합대학 안에 초등, 중등, 실업 그리고 특수교육 과정이 개설되어 있지만, 유아특수교육과는 대학의 교사양성과정이 아닌 직업훈련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상에서 주요 3개국의 유아특수교사 양성체제를 살펴본 바, 우리나라에서도 유아특수 자격 취득 경로를 좀 더 다양화하여 유아특수교사 수급 불균형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현직 보육교직원들의 장애영유아 교사자격 통합에 대한 의견반영과 적합한 자격취득 과정 제안
2023년 5월 장애아어린이집(장애아전문, 장애아통합) 현직 보육교직원 788명을 대상으로 하여 장애영유아 교사자격 자격 취득 방안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약 97%가 적정 학력을‘4년제대학 이상’또는‘전문대(2~3년제) 졸업’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유아특수교사 자격을 취득하기 어려운 점으로‘유아특수교육과대학(원)이 주말이나 야간에 운영되지 않음’, ‘유아특수교육과 개설대학 또는 대학원이 너무 적거나 전무함’, ‘유아특수교사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대학이나 대학원에 들어가기 힘듦’ 등의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렇듯 현행 유아특수교사 양성체제로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필요로 하는 수만큼 유아특수교사를 배치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따라서, 장애영유아 교사 자격 통합을 위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어린이집에서 장애영유아를 담당하고 있는 현직 보육교사들도 이미 관련법의 규정에 의해 장애영유아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유아특수교사 자격 미소지 장애영유아 교사들에게 유아특수교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랜기간 장애영유아의 보육을 담당해 온 현직 보육교직원들의 의견들을 반영하여 4가지의 양성과정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제안 1. 장애영유아 보육 경력교사를 위한 보수교육과 국가시험제도 도입 방안
현직 장애영유아 보육교사들은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시행규칙 [별표 3]에 규정되어 있는 특수교육 또는 재활관련 교과목 및 학점(제12조 관련)을 이수하여 자격을 취득한 교사들로서 이미 관련법에서 규정하는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장애아어린이집에서 4년(대학의 교육연한을 고려함)이상 장애영유아 보육을 하고 있는 경력 교사에게는 보수교육을 추가하고 국가시험제도를 마련하여 자격을 취득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제안 2. 산업체 위탁교육을 통한 유아특수교사 자격 취득 방안
과거 2년제 초급대학이나 전문대학 출신들에게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산업체인 유아교육기관에 근무하는 교사들 중 학사학위 취득을 희망하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대학에서 교수들을 파견하여 지역의 학습관에서 수강하게 하고 소정의 시험을 통과하면 학사학위를 수여하는 제도가 있었다(예; 경북 상주대학교). 이 제도를 통해 많은 교사들이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러한 ‘산업체 위탁교육 제도’를 유아특수교사 양성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제안 3. 현직교사들을 위한 야간대학과 야간대학원에 유아특수교육 전공을 개설하는 방안
현재 유아특수교사 양성기관 중에 야간 교육대학원에 유아특수교육 전공을 개설하여 유아특수교사를 배출하는 대학은 있지만, 야간 대학에 유아특수교육과를 개설한 대학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유아특수교사를 양성하는 기존 야간 대학원의 정원을 늘리고, 야간 대학에 유아특수교육과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제안 4. 방송통신대학에 유아특수교사 양성과정을 개설하는 방안
현재 방송통신대학의 사범계열(교육학과, 유아교육과)을 졸업한 자는 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따라서, 방송통신대학에 유아특수교육과를 개설하여 유아특수교사를 양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제안 5. 기존 대학 유아특수교육과 정원을 늘리는 방안
교육대학원에서 배출되는 유아특수교사 수를 감안하더라도 한해 배출되는 유아특수교사 수가 300명 내외에 불과하다. 장애아어린이집의 부족 유아특수교사 수(637명)와 유치원에 배치해야 할 유아특수교사 수를 감안하여 교육부에서는 유아특수교육과 또는 특수교육과가 개설되어 있는 대학의 정원을 늘려 유아특수교사를 배출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제안한다.
최근 윤석열대통령이 정부의 아동 돌봄 업무를 교육부로 일원화해 아동 보육과 교육의 역할을 합치는 ‘유보통합’을 완성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고(2023. 8. 15). 유보통합 추진을 위해 많은 토론회와 간담회가 활발하게 개최되고 있지만 정작 법적으로 의무교육 대상으로서 누구보다도 ‘조기발견과 조기교육’이 필요한 장애영유아 유보통합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
장애영유아 유보통합은 행·재정적 통합도 중요하지만, 교사 자격통합 문제도 심도있게 논의되어 현실성 있는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유보 교사자격 통합에 대해 어린이집과 유치원 간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그 의견의 차이가 ‘기득권 고수’나 ‘제도 개선 불가’ 때문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장애영유아 교육·보육기관에 필요한 유아특수교사들을 배치하는 문제를 현행 양성체제로는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어렵다면 현행 양성체제를 과감히 개선해야 하며, 이미 관련법에서 규정한 장애영유아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갖춘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에게도 유아특수교사 자격 취득의 길을 다양하게 열어주어 장애영유아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라는 말이 나올 만큼 교육 현장에서 교사의 질은 영유아에게 있어서 교육의 성패를 죄우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장애영유아는 교육·보육 대상”의 차원을 넘어 “예방과 재활”“장애 극복을 위한 관련서비스의 제공” 등과 같은 특별한 지원 요구를 가진 아이들로서 그들에게 있어서 교사는 매우 중요한 인적 환경이 된다.
따라서, 유보통합을 추진하는 정부 부처나 장애영유아 교육·보육 관계자들께서는 교사자격 통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어린이집에서 보육하는 1만 명이 넘는‘장애영유아는 어떻게 할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면서 유·보 교사자격 통합 문제가 해결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