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억눌린 대출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은행연합회는 7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이하 코픽스)가 신규 취급액 기준 3.70%를 기록해 전월(3.56%) 대비 0.14%포인트 상승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코픽스는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 1월 4.29%에 달했던 코픽스는 2월 3.82%로 떨어졌고 3월에도 3.53%를 기록해 하락세를 이어갔다.
4월 들어 3.56%로 소폭 상승하더니 5월에는 3.44%까지 하락해 연내 최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6월과 7월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잔액기준 코픽스 역시 7월 3.80%를 기록해 전월(3.76%)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잔액기준으로는 4월부터 이달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신한은행, 우리은행, SC제일은행, 하나은행, 국민은행, 한국씨티은행, 농협은행, 중소기업은행)이 조달하는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따라서 코픽스가 상승한다면 은행이 자금 조달을 위해 더 큰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
코픽스 산출을 위해 가중평균하는 은행 수신상품은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 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매도, 표지어음 매출, 금융채 등 8개다. 신규 취급액 기준은 이들 상품의 지난 한 달간 신규 취급액만을 가중평균해 산출하며, 잔액기준은 월말 기준 잔액을 가중평균한다.
2019년 7월부터 공시된 신 잔액기준 코픽스 역시 7월 3.18%를 기록해 전월(3.14%)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기존 수신상품에 기타 예수금과 기타 차입금, 결제성자금 등을 추가해 산출한다.
코픽스가 이처럼 상승함에 따라 국내 시중은행은 오는 18일부터 새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에 이날 코픽스 금리를 반영한다. 따라서 주담대 금리는 그만큼 오르게 된다.
KB국민은행 변동금리는 4.35~5.75%가 된다. 신규취급액 전세자금대출(주택도시보증공사 보증) 금리는 4.00~5.40%가 된다.
그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은 시장 분위기와 달리 금리를 떨어뜨리는 모습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13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은행 고금리로 인해 국민 고통이 크다"고 질타한 이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은이 최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보이는 셈이다. 시장 채권금리가 오름세를 보여 그 영향이 수신금리에 반영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채 5년물(무보증, AAA) 금리는 이달 들어 열흘 사이에 4.185%에서 4.310%로 뛰었다.
결국 인위적으로 억누른 시중금리가 기준금리 인상분을 시차를 두고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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