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18일째 단식 중인 가운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정미 대표에게 "장기전을 해야 될 것 같다. 더 많은 곳에서 싸워야 되지 않을까 싶다"며 단식을 만류했다.
이재명 대표는 13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차려진 이정미 대표의 단식 농성장을 방문해 이같이 밝혔다.
이재명 대표는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계속되는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전도 해야 될 것 같다"면서 "최선 다하기 위해서 이제 단식을 그만하시는 게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충분히 우리 대표님의 의지를 보여주셨다고 생각된다"면서 "(단식) 2주가 지나게 되면 그 다음부터 아주 심각한 신체 손상이 온다. 싸울 일이 많지 않나. 건강을 잘 챙겨서 더 많이 더 많은 곳에서 싸워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거듭 단식 중단을 당부했다.
이정미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84%나 되는 국민들이 이렇게 오염수 해양 투기가 안 된다고 하는데, 국민을 대변하는 시늉이라도 하셔야 되는데 이렇게 모르쇠로 일관하고 도쿄전력 편만 들고 있으니까 이럴 때 야당이라도 나서서 싸워야 되지 않겠나 하는 심정으로 여기 있다"고 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는 "정부가 나서서 열심히 싸워줘야 될 일인데 정부가 되레 반대로 일본 편을 들어서 홍보까지 하고 국민들이 문제 제기한다고 괴담 치부하고 처벌한다고까지 하니까 당황스런 상황이긴 하다"고 호응했다.
이정미 대표는 "대통령이 왜곡해놓은 민심을 제대로 잘 일본 정부에 전달하고 일본 내에서도 사실 반대 세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정부가 함부로 방류하는 것에 대해서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충분히 생각한다"면서 "그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싸워야 된다고 본다"며 단식을 이어갈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이재명 대표는 "야당이라도 열심히 싸워야 되고 국민도 함께 나서주고 계시긴 한데, 상황이 후쿠시마 오염수 뿐만 아니라 서울-양평 고속도로 문제도 심각하고 특활비(특수활동비) 문제 등 온갖 문제들이 지금 쏟아지고 있어서 싸울 일이 많지 않느냐"고 재차 설득했다.
이정미 대표는 "뜻을 잘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핵 오염수 문제는 함께 쓰는 바다의 문제다. 그럴 때 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왜 나라 망신이 되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국민들이 호소하는 데도 끝까지 일본 편만 드는 대통령이 나라 망신 아닌가"라며 거듭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재명 대표는 "왜 이런 상식 밖의 일이 자꾸 벌어지는지 살기 어렵다"면서 "정도가 있는 일인데 국민 눈높이 맞는 정치, 국정을 해야 하는데 실상은 반대로 가고 있는 거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
이정미 대표는 "대통령이나 국민의힘 당 대표가 여기 와서 1시간이라로 서 계셨으면 좋겠다"면서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그것은(오염수 방류) 절대 안 된다고 얘기하고 가는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여론을 좀 살피는 정치를 대통령께서 꼭 하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저는 (윤 대통령이 일본 편 들지 말고 '안 된다' 말이라도 한번 해주면 속이 시원할 것 같다"고 했다.
이정미 대표는 "마지막까지 대표님, 포기하지 맙시다"라며 악수를 청했고, 이재명 대표는 "손에도 힘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