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원로인 김종인 전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선언에 대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너무나 성급한 판단을 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13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다 계획이 추진될 상황을, 갑작스럽게 제대로 된 설명도 안 하고 백지화를 시켜버렸기 때문에 그것이 하나의 정치적인 문제로 부각이 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왜 이렇게 됐다는 것을 설명을 제대로 해줘야지, 문제가 조금 발생하니까 갑작스럽게 '백지화한다'고 하니까 오히려 이게 정치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야당이) 흑색선전을 하더라도 합리적으로 반론을 제기하면 될 거 아니냐"고 질타했다.
그는 "정부·여당이 대화로, 합리적으로 뭘 할 생각을 하지 않고 야당이 공격하면 거기에 따라서 같이 공격을 하는 그런 식의 정치를 하니까 지금 우리나라 정치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야당이 사과하지 않으면 재추진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그거는 불가능한 얘기를 또 하는 것"이라며 "그 사람들이 사과를 하겠나"라고 꼬집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도 김 전 위원장은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 그는 "IAEA가 과학적인 검증 끝에 별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를 하기는 하는데, 일반 국민 정서로 봐서는 그게 꼭 믿을 만한 것이 못 된다는 상황"이라며 "당분간은 좀 서로 의심하는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했다.
소금 사재기, 수산물 소비 위축 등 시민들의 불안이 감지되는 데 대해서는 "일정 기간 동안은 그런 상황이 전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과도한 우려'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는 "국민들 스스로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누가 과도한 우려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의 안전 홍보 등 대응에 대해 "국민에게 안심을 하게 하기 위해서 정부가 그러한 광고 캠페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게 광고 캠페인 한다고 해서 금방 국민의 우려가 불식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일반 국민 정서가 그렇다. 마치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를 대변하는 것 같은 그런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그거는 조금 내가 보기에는 슬기롭지 못하지 않느냐, 이렇게 본다"고 쓴소리를 했다.
미중 갈등 구도 속 한국 윤석열 정부의 외교전략 방향에 대해서는 "지정학적으로 우리가 분단국으로서의 북한을 영원히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북한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유지하려고 하면 북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중국을 도외시해서는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문제를 풀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의 한미동맹이라는 것은 우리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해서 필수불가결한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한미동맹을 강화하려고 미국과의 안보 체제를 확실히 하지만, 지정학적으로 봤을 때 우리가 분단국으로서 중국 문제라고 하는 것을 그렇게 백안시해서 할 수는 없다. 그러니까 보다 더 정교한 외교를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한번 참조할 것이 뭐냐, 과거 서독 정부가 나토·미국과 강력한 동맹을 형성하면서도 자기네들이 분단국이라고는 생각을 해서 소련과의 관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면서 결국은 통일까지 이루었던 것을 우리가 남의 나라 경험이지만 한번 배워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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