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방한 중인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면전에서 IAEA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안전성 평가 보고서에 대해 "편향적 검증"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같은 맹공에도 "오염수가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며 물러서지 않았고, 향후 IAEA가 일본에서 상주하며 오염수의 안전성을 계속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책위원회는 9일 국회에서 그로시 사무총장과 면담했다. 앞서 대책위는 IAEA의 종합보고서가 발표되자 지난 6일 IAEA 측에 면담을 요청했고, 지난 7일 방한한 그로시 사무총장이 한국의 야당과 만날 의사를 밝히면서 이날 면담이 성사됐다.
그로시 사무총장과 나란히 앉은 위성곤 대책위원장은 공개 발언을 통해 "지난 4일 IAEA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결론 내린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위 의원은 "대책위는 일본이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를 연기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다른 대안을 검토할 것을 공식 요청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우려와 합리적인 문제 제기에 대해 IAEA가 국제기구로서 책임감 있게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날로 14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우원식 의원은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 "수영도 할 수 있다"고 한 그로시 사무총장의 언론 인터뷰를 문제 삼았다.
우 의원은 "그럴(오염수를 마시고 수영할 정도로) 정도로 안전하다고 확신한다면, 그 물을 바다에 버리지 말고 물 부족 국가인 일본 국내에서 음용수로 마시든지 공업·농업용수로 쓰라고 일본 정부에 권고할 의사가 없는지 묻고 싶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굳이 오염수를 마실 생각도 없고 수영할 생각도 없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처음부터 중립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일본 편향적 검증"이라며 "IAEA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태평양 인접국의 우려와 비판을 존중해야 한다.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은 지구적으로 환경에 위해를 끼치는 최악의 판례로 남을 것으로 일본에 방류 연기를 요청해달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지적에 그로시 사무총장은 불쾌한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한숨을 쉬기도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여러분의 염려와 우려에 대해 진심으로 이해한다"면서도 "저희가 도출한 결론은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IAEA는 오염수 방류가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하는지, 절차나 기능 등 모든 면에서 검토하기 위해서 수 년, 수십 년 동안 일본에서 상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이어진 비공개 회담에서도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대화를 마무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면담이 종료된 후 기자들과 만나 "저희 측 참석자들은 질문을 명확히 던지고 거기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받기를 원했는데 IAEA 측에서는 구체적인 설명이나 새로운 답변을 내놓지는 않았다"면서 "오늘 길지 않은 짧은 한 번의 면담으로는 굉장히 불충분하다라고 하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저희가 대안으로서, 또는 이 오염수 방류를 받아들이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품고 있는 질문과 의구심에 대해 오늘 면담을 통해서 아무 것도 추가적으로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IAEA 측에서도 대화가 한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시 방한하게 되거나 우리가 IAEA 측을 방문하게 됐을 때 다시 만나서 추가적인 토론이나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하는 의사와 의지를 적극 피력했기 때문에 오늘 이 면담이 특별한 진전이 아니더라고 하더라도 그런 부분을 제안하고 추진해나가겠다"고 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전날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 외교부는 이날 자료를 내고 "박 장관은 우리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원칙 하에 오염수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관점에서 안전성이 검증되고, 국제법 및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처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음을 설명하고, 안전성 검증과 국민적 안심을 위한 국제원자력기구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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