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실에서 간호사 학대로 생후 닷새 만에 의식 불명에 빠졌던 아영 양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30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유족에 따르면 2019년 10월부터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받던 아영(3세) 양이 지난 28일 부산양산대병원에서 사망선고를 받았다.
유족 측은 아영 양이 세상에 온 의미를 부여하고 싶고 아영 양으로 인해 다른 생명이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야영 양은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을 기증하며 또래 환자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지난 2019년 10월 신생아실 간호사가 바닥에 떨어뜨린 충격으로 두개골이 골절돼 태어난지 닷새 만에 의식 불명에 빠진 아영 양은 그동안 인공호흡기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대학병원 통원치료를 받으며 지내왔다. 아영 양에게는 6살과 8살 많은 오빠 두명 있었지만 세 남매는 한 번도 함께 뛰어놀지 못했다.
이른바 아영이 사건으로 알려지며 많은 이들은 아영 양의 의식이 돌아오길 바랬으나 아영 양에게 지난 23일 갑작스레 심정지가 발생했고 결국 뇌사 상태에 빠져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아영 양의 부모는 마지막 편지에서 "많이 아프고 힘들었을 텐데 그 조그만 몸으로 지금껏 온 힘을 다해 버텨줘서 고마워. 이번 생은 너무 짧고 우리가 함께 쌓은 추억이 적어서 아쉽지만 다음 생에 한번만 더 아빠 엄마 딸로 태어나줘. 그땐 우리 호호 할머니가 되도록 오래도록 추억 쌓아보자"고 인사를 전했다.
한편 아영 양을 학대한 가해 간호사는 올해 5월 대법원에서 아동학대 등의 혐의로 징역 6년을 확정받았다. 당시 간호사는 산부인과 신생아실에서 한 손으로 아영 양의 발을 잡고 거꾸로 들거나 거의 던지듯 내려놓는 등 14명의 신생아를 상습학대했다. 아영이 사건으로 촉발됐던 신생아실 CCTV 의무화 법안도 20대 국회가 끝나면서 자동폐기됐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