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남인수의 이름을 딴 가요제가 경남 진주시의 일방적 통보로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며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남인수기념사업회는 29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의 승인 취소로 가요제 개최가 예정된 야외무대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남인수 가요제는 한국 가요계의 올바른 역사를 알려 진주시민의 예술적 감성, 긍지와 자존심을 전국에 알리고자 부활시키려 했다"며 "진주시로부터 야외무대 승인 통보를 받아 행사 준비를 하는 도중에 공문 한 장 없이 승인을 취소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또 "가요제를 추진하는 데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잣대로 판단하지 말고 오직 문화 예술적 시각으로 판단해 주길 당부드린다"며 "남인수 가요제를 진주에서 개최해 진주가 한 걸음 더 나은 도시로 발전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업회는 진주시에 야외무대 사용 재승인 요청을 했다. 사업회는 내달 22일 진주시 문산읍에 특설무대를 만들어 '진주의 아들, 제1회 남인수 가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애초 사업회는 경남문화예술회관 앞 남강야외무대에서 행사를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민족문제연구소 경남진주지회가 성명을 내고 장소 대여 취소를 요구하자 진주시는 사업회 측에 대여 불가 통보를 전했다.
'남인수 가요제'는 1996년부터 진주에서 열렸으나 친일 논란이 불거지자 2008년 폐지됐다.
시는 “다음 달 22일 열리는 남인수가요제 예심을 위한 장소 대여 신청은 없고 오는 8월 12일 남인수기념사업회가 ‘작은음악회’를 열 것이라며 장소 대여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남인수기념사업회가 ‘작은음악회’를 명분으로 야외무대 장소 대여를 계획하고 있지만 혹시 ‘작은음악회’를 빙자한 남인수 가요제를 진행할 수 있어 장소 대여 허가를 신중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가수 남인수는 1918년 10월 경남 진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애수의 소야곡’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을 부르며 1950~1960년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수의 반열에 올랐다. 이에 따라 진주에서도 그의 이름을 딴 가요제가 진행되고 그를 기리는 비석과 동상이 세워졌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 그의 친일 행적이 뚜렷이 드러나면서 남인수가요제가 폐지되는 등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논란을 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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