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정부·여당을 겨냥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절대 다수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고 있다며 집권세력의 "오만"을 경고했다. 핵발전소에서 나온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는 것은 인류가 경험해본 적 없는 일이기 때문에 "과학자들도 겸손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28일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정부 후쿠시마) 시찰단의 일본 방문 즈음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우리 국민의 약 85%가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한다"며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우리 국민 절대 다수의 반대를 좌파의 선동이 만들어낸 괴담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그런 자세야말로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오만"이라고 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은 정당하다"며 "걸핏하면 '과학'을 외치며 방류에 찬성하시는 분들도 '과학의 한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는 정상적인 원전에서 나온 게 아니다. 2011년 쓰나미로 원자로 내부가 폭발해 온갖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것"이라며 "폭발한 체르노빌 원전은 시멘트로 덮었다. 폭발한 원전의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는 것은 후쿠시마 원전이 세계 최초"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과 중국의 정상 가동 중인 원전에서도 삼중수소가 나온다지만, 세슘, 스트론튬 같은 강력한 방사성 물질이 정상 원전에서 나오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원전의 폭발로 발생한 오염수 문제를 바다에 투기하는 것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니 과학자들도 겸손해야 한다"며 "후쿠시마 오염수가 10년 후, 20년 후 우리와 우리 자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재의 과학이 명확하게 규명할 수 있나? 경험하고 검증해본 적이 없으니 추정의 영역이 될 것이다. 국민들은 과학이 완벽하게 검증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걱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은 "궁극적인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오염수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 일본은 왜 오염수를 굳이 바다에 버리느냐?'"라며 "6월 초 싱가폴 샹그릴라 대화에서 피지의 장관이 제기했던 질문이다. 5월 초 홋카이도 G7 환경장관 회의에서 독일의 환경장관이 오염수 방류를 환영하지 않는다고 했던 이유"라고 지적했다.
타국 정부와 다른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해 그는 "정부 관계자가 '방류 결정 자체를 되돌려서 IAEA 등에 다른 방식을 제안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상 맞지 않는 태도다. 현재의 방류 방식이 과학적 선례,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판단돼 확정한 것'이라고 했다"며 "우리 정부가 일본 대변인인가? 신의성실이라니 도대체 누구에 대한 신의성실인가?"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는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분명히 반대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최소한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오염수 방류에 찬성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저지하려면 일본이 다른 처리방법을 찾도록 우리 정부가 태평양 국가들과 연대하여 일본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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