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파생 현상도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엔화예금 잔액이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시중은행에는 이들의 수요로 엔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관광객 수도 증가했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 자료를 보면, 5월 국내 엔화예금 잔액은 전월(4월, 53억2000만 달러) 대비 9억3000만 달러 증가한 62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엔화예금 잔액은 올해 1월 70억1000만 달러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다 5월 들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은은 엔화예금 증가 배경으로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자금이 일시 예치"된 데다 "(환차익을 기대하는) 개인의 여유자금 예치"가 있었다고 밝혔다.
관련해 원화 대비 엔화 가치 하락세는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외환시장 장중 한 때 원엔 환율은 800원대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장중이기는 하지만 원엔 환율이 800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2015년 6월 25일 이후 약 8년 만에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자산시장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고 있지만, 일본은행은 나홀로 시장에 유동성 공급량을 오히려 늘리는 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그 여파로 시중에 풀린 엔화 공급량은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하락해 지금과 같은 엔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가히 '역대급'으로 불리는 엔화 약세로 인해 엔화가 쌀 때 사두자는 환테크에 나서는 이들이 증가했다. 22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5월 엔화 환전액은 301억6676만엔이었다. 전년 동월(62억8506만 엔) 대비 380% 급증했다.
자연스럽게 일본으로 여행 가는 이들도 증가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지난 21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전체 외국 관광객 189만8900명 가운데 한국인이 51만5700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대만(30만3300명), 미국(18만3400명), 홍콩(15만4400명), 중국(13만4400명) 순이었다.
5월까지 일본을 찾은 한국인은 누적 258만3400명이었다. 4월 순방문자(46만7000명)보다 5월 들어 순방문자 수가 더 증가했다.
JNTO는 5월 일본 관광객 통계와 관련해 "5월은 3~4월 벚꽃 시즌 이후 비수기에 해당하지만 관광객 회복률은 전월을 웃돌았다"며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등으로부터의 방일 손님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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