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의 미륵산성 유적정비를 위한 성내 평탄지에서 백제시대로 추정되는 토루(土壘)와 수차례 개축된 석축 저수조가 확인됐다.
익산시와 (재)전북문화재연구원은 3월부터 6월까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미륵산 정상부인 금마면 신용리 산 124-1번지 일원에 대한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익산 미륵산성은 미륵사지의 배후에 있는 미륵산(해발 430.2m) 정상부와 동쪽 사면을 감싼 포곡식(包谷式) 산성으로 충남 논산과 부여, 전북 완주, 전주, 김제 일원의 조망이 가능한 요충지라 할 수 있다.
앞서 미륵산성에 대한 발굴조사는 1990년부터 모두 3차례에 걸쳐 이루어졌으며 그동안 미륵산성의 문지(동문지, 남문지)와 옹성, 치성을 포함해 건물지와 집수정 등이 조사됐으며 그 시기는 통일신라시대 이후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백제시대 토기편이 다수 출토됐으나 이와 관련된 유구는 확인되지 않았다.
삼국(백제)시대와 관련된 유적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이번 발굴조사 지역은 미륵산성 정상부(장군봉) 아래 평탄지로 기존 지표조사에서 백제시대 지명인 ‘金馬渚城(금마저성)’이 새겨진 기와가 수습된 곳이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토루는 반원형으로 확인된 둘레는 77.3m 정도이며 너비는 9.8m, 잔존높이 3.1m이다.
특히 토루 성토층에서 목탄(숯), 목주(나무기둥)가 확인되는 것으로 보아 당시 토루를 견고히 하기 위한 축조기술력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석축 저수조는 현재까지 최소 4차례에 걸쳐 수·개축이 이루어진 후 최종적으로 원형의 석축우물이 축조된 것으로 판단된다.
1차는 원형으로 추정되며 직경 750㎝ 규모로 높이는 58㎝, 4단 정도가 잔존하며 2차는 말각방형으로 남북길이는 350㎝, 높이는 63㎝로 4단 정도 남아있다.
3차는 남북방향으로 긴 장방형으로 남북길이 780㎝, 동서길이 645㎝ 규모로 높이 146㎝, 7단 정도의 석축이 잔존하며 4차는 방형으로 동서너비 560㎝로 1단만 남아있다.
석축 저수조의 내부에서는 삼국시대 토기 조각과 통일신라시대 이후의 큰 그릇 조각, 선이나 격자무늬가 새겨진 평기와 조각 등이 확인됐다.
발굴조사단은 "추후 지형분석과 지속적인 학술조사를 통해 토루의 정확한 실체를 밝혀야 하고 석축저수조의 정확한 축조시기와 성격, 토루와의 상관관계 또한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명확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익산시는 "문화재청과 함께 이번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익산 미륵산성의 진정성 있는 정비와 관리방안을 수립하고 체계적인 조사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역사적 정체성을 확보하고 유적의 보존․관리를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발굴조사단은 22일 오후 2시 조사성과와 출토유물을 시민과 공유하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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