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기준 한국 기업들의 차입금의존도가 7년 만에 가장 컸다. 기업들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1분기 기업경영분석'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이하 외감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전분기(25.3%) 대비 0.7%포인트 오른 26.0%였다.
이는 7년 전인 2016년 1분기(26.2%) 이후 최고치였다.
차입금의존도는 총자본 중 외부 차입 형식으로 조달한 자금의 비중을 나타내는 지표다. 외자, 은행차입금, 회사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차입금의존도가 클수록 자연히 기업의 금융비용은 상승한다. 돈(차입금)의 사용액이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입금의존도가 크다면 결국 기업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차입금의존도를 업종별로 나눠보면, 제조업(19.7%→20.7%)과 비제조업(32.3%→32.7%) 모두 상승했다. 전기가스업종의 차입금의존도가 57.1%에서 59.6%로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업 규모별로 나눠 보면 대기업은 24.1%에서 25.0%로 상승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30.6%에서 30.2%로 하락했다.
전체 외감기업의 1분기 평균 부채비율은 전분기(92.1%) 대비 2.9%포인트 오른 95.0%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2분기(95.0%) 이후 최고치였다.
제조업 부채비율은 69.6%에서 72.9%로 상승했다. 비제조업은 130.7%에서 132.9%로 상승했다.
특히 한전의 경영상 어려움을 보여주듯 전기가스업종의 부채비율은 348.0%에서 386.4%로 뛰었다.
기업 규모별로 부채비율을 나눠 보면 대기업(89.4%→92.6%)과 중소기업(106.1%→106.6%) 모두 상승했다.
외감기업의 수익성 역시 악화했다. 1분기 외감기업의 영업이익률(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년 동분기 6.3%에서 2.8%로 크게 떨어졌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8.4%에서 2.5%로 급락했다. 3분의 1 토막났다. 비제조업은 4.0%에서 3.2%로 감소했다.
대기업 영업이익률이 6.6%에서 2.4%로 급락했다. 중소기업은 5.3%에서 4.7%로 줄어들었다.
세전순이익률 역시 전년동분기 8.1%에서 올 1분기 5.0%로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제조업 세전순이익률이 10.5%에서 5.8%로 떨어졌다. 거의 반토막났다. 비제조업은 5.5%에서 3.9%로 감소했다.
세전순이익률에서도 상대적으로 대기업의 악화가 두드러졌다. 대기업은 8.8%에서 4.8%로 떨어졌고 중소기업은 5.7%에서 5.5%로 하락했다.
기업의 성장성지표인 매출액증가율과 총자산증가율도 축소됐다.
올 1분기 외감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전분기(22년 4분기) 6.9%에서 크게 줄어든 0.4%에 그쳤다. 17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은 작년 4분기 2.6%에서 올 1분기에는 -2.1%로 하락했다. 매출액이 전분기에 비해 더 줄어들었다. 비제조업은 12.6%에서 3.6%로 크게 축소됐다.
대기업 매출액증가율은 7.5%에서 0.7%로 축소됐다. 중소기업은 4.3%에서 -1.2%로 하락 전환했다.
올 1분기 외감기업의 총자산증가율은 전년 동분기 3.7%에서 1.9%로 축소됐다.
제조업 총자산증가율이 4.8%에서 2.7%로 축소됐다. 비제조업 역시 2.5%에서 0.9%로 줄어들었다.
대기업은 3.8%에서 1.8%로, 중소기업은 3.5%에서 2.4%로 각각 축소됐다.
종합하면 올 1분기 외감기업의 매출액 증가세가 뚝 떨어졌고 수익성 역시 급감했다. 그 결과 기업의 부채 의존도가 커져 경영 안정성이 더 악화했다. 기업의 성장이 멈추고 돈벌이가 궁해지자 외부 자본에 의존해 버티는 모양새가 나타났다.
한은은 이번 조사대상으로 2021년말 기준 외감기업 중 농업·임업·어업 등 제외업종 종사업체, 감사의견 거절 업체 등을 제외한 2만1042개 기업을 추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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