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의하며 지난달 1일 분신해 숨진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을 기리는 추모제가 오는 17일 오후 5시 서울 청계광장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양 지대장을 떠나보내는 이들이 고인의 죽음을 통탄하며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보냈다. 14일부터 16일까지 세 편의 글을 순차적으로 전한다. 편집자.
지난 6월 1일 청년단체들이 양회동 열사의 분신 한 달을 기리며 추모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부터 양회동 열사의 죽음까지, 아무도 책임을 지고 사과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무책임한 사회가 만들 미래는 너무도 끔찍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청년들을 핑계 대며 노동조합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부패한 노동조합이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사라지면 청년들에게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일터의 부조리가 사라지는 걸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건폭이라 매도한 건설노조는 노동자 안전과 노동3권 보장, 현장의 불법을 바로잡기 위해 활동했습니다.
청년들이 일터에서 마주하는 부조리는 노동조합의 부패와 채용비리가 아닌, 저임금, 사업주의 부당한 갑질과 근로계약서조차 쓰지 않는 일터의 불법입니다. 청년들이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은 노동조합의 불법시위가 아니라, 상위 10%에 들지 않으면 위험하고 불안정한 일터에서 일해야 하는 불평등입니다.
청년들 핑계대며 노동조합 때리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청년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17일 범국민 추모제에 참여하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지금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노동조합과 싸우는 대통령이 아닌 불평등과 싸우는 대통령입니다. 노동조합과 싸우지 말고 사업주의 갑질과 부당노동행위와 싸우십시오. 노동조합이 아닌 저임금 구조와 싸워야 청년의 미래가 열립니다.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 양회동 열사의 편에 서서 죽음을 기리고 함께 하겠습니다.
이 말을 꼭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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