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경 전 혁신위원장의 임명 당일 낙마 사태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후폭풍이 거세다. 인선 과정에서 검증 미비, 소통 부재 문제가 드러나며 이재명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내에서 자신을 향한 책임론이 나오는 데 대해 "결과에 대해서는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당 대표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가 권한을 가진 만큼 내부 논의를 충분히 했든 안 했든, 충분히 다 논의하고 하는 일"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당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당 대표가 언제나 책임을 져야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인가', '사과할 계획이 있느냐' 등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앞서 이 대표는 혁신위원장 임명 계획 사실을 발표 하루 전날인 4일 저녁에야 박광온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당 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의 일원인 송갑석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날 일요일 저녁에 비공개로 최고위원들이 간담회 자리를 가졌고 그 자리에서 '혁신위원장으로 이래경을 한다' 이 말을 최고위원들이 전부 다 처음 들었다"고 했다.
송 최고위원은 "지도부나 이 대표가 보안을 많이 생각했던 것 같은데, 적어도 조금 더 전에 (논의)해서 조금 더 풍부하게 이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여지를 주었더라면 결과적으로 이런 인사 참사도 방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런 아쉬움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이사장이 '천안함 자폭' 등 과거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실무파트에서) 이것저것 다 살펴봤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결정을 내렸다면 정무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둘 중 하나의 문제는 분명히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장고 끝에 악수'라는 말의 전형적인 예가 드러난 것"이라며 "인사 참사"라고 했다. 다만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인사 참사 문제를 딛고 가능하면 이번 주 내로 빠르게 새로운 혁신위원장을 임명해서 출범시켜야 한다"며 대표 책임론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김종민 의원은 같은 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그런 (논란 소지가 있는 SNS) 내용들을 봤더라도 문제가 뭔지가 안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 이사장을 추천한 이유가 더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가능성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혁신이 돼야 된다는 취지에서 추천도 받고 수용도 한 것 같다. 그랬다면 이 이사장이 했던 여러 가지 얘기들이 오히려 민주당에 필요한 얘기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래경 내정자가 문제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이 대표가 혁신을 어떤 방향으로 가야 되는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시고, 또 의원총회에서 왜 의원들이 혁신기구를 만들자고 결의를 했는지 의원들의 고민에 담긴 민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체제'를 강화시키는 방향에서 혁신위를 구상한다고 그러면, 저는 진짜 '이재명 체제'가 근본적으로 계속 갈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이 대표 퇴진론을 연일 거론 중인 이상민 의원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대표가 돈 봉투 사건, 최측근 김남국 의원의 코인 건에도 매우 부적절한 대응을 한 한계가 있다"며 "이 대표의 결함과 한계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려면 이 대표 스스로 퇴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 측근으로 정무조정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기승전 이재명 사퇴론'도 적절한 대안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이 돼서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조금 더 차분하고 진중하게 준비해야 하는데 그렇게 진행되지 못해서 죄송스럽다"면서도 "(이 대표 퇴진론은) 여러 가지로 한번 검토할 사안이지만, 그렇게 적절한 대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인선 과정에 대해선 "실제로 혁신위원장 관련해서 거론되거나 추천된 분들 관련해서 연락을 해보고 검증을 해보면 고사하시는 분들이 많다. 이 고난의 일을 사실은 하시려는 분들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설명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래경 씨는 당 외부 인사로 '원칙과 강단이 있는, 국민적 시각으로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는 인물' 그런 취지에서 뽑았지만 결국 결과론적으론 실패했다"라고 밝혔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혁신위원장 추천은 '슈퍼스타 K'가 아니다. 비공개가 유지된 상태에서 발표하는 것이 관례"라고 말했다. 이어 당 일각에 인선 논란과 관련해 이 대표 책임론이 나오는 데 대해 "연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 뜬금없는 소리"라며 "불필요한 발언"이라고 말했다.
서은숙 최고위원도 같은 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 대표 사퇴가 아니라 이 대표 중심으로 당이 똘똘 뭉쳐서 정부 여당의 실책에 대해 싸우는데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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