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곤봉으로 머리를 때려 제압해 연행한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석방하라는 노동계 성명이 이어졌다. 김 사무처장은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이었다.
양대노총의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들은 31일 낸 공동성명에서 김 사무처장이 "포스코 부당노동행위 중단과 성실 교섭을 요구하며 농성 중인 포스코 하청 노동자들을 위해 광양까지 내려가 망루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인지 하루만"에 경찰이 "사다리차 두 대를 동원해 망루에 혼자였던 그를 향해 방패 찍기와 곤봉 세례를 퍼부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사무처장은 머리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노동자위원은 "경찰의 극악무도한 행태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이라며 "망루가 차량흐름을 방해한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의 물리력을 동원해서 한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할 정도의 폭력적인 진압이 과연 윤석열 정권이 주장하는 노사법치주의"냐고 물었다.
노동자위원은 "김준영 위원은 그 누구보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노동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앞장섰"다며 "경찰이 폭력 진압으로 김준영 위원을 연행하여 그의 향후 최저임금위원회 심의 참여도 불투명해졌다"고 밝혔다.
이에 노동자위원은 "경찰이 하루빨리 최저임금노동자를 대표해 심의에 참여하는 김준영 위원을 조속히 석방하길 강력히 요청"한다며 "김준영 위원의 연행으로 앞으로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를 비롯한 회의 파행의 책임은 정부와 경찰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새벽 5시 30분경 전남 광양시 광양제철소 앞에 설치된 포스코 하청노동자 농성장에서 해당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관 6명이 사다리차 두 대를 타고 올라가 고공농성중이던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의 머리를 경찰봉으로 내려쳐 주저앉힌뒤 지상으로 이동시켜 연행했다.
모두를 위한 최저임금. 1만 2천원 운동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 "정부가 연행한 것은 김준영 노동자위원만이 아니라 얼어붙은 최저임금"이라며 김 위원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본부는 "포스코 하청노동자의 억울함을 대신해 혈혈단신으로 망루에 오른 김준영 노동자위원을 향해 공권력이 진압작전을 펼친 명분은 '도로교통방해'"이고 "진압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가 덧씌워졌다"며 포스코 하청노동자들의 사정은 고려하고 위험한 체포작전을 강행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포스코 하청노동자들은 2020년 7월 경사노위까지 중재에 나서 어렵사리 노사간 합의서를 받았다. 합의서 내용에 따라 사측과 교섭이 추후 예정됐다.
본부는 그러나 "교섭을 요구했더니 합의서 체결이 임금협약이라며 사측은 교섭을 거부"했고 이에 "쟁의행위에 돌입했더니 원·하청 자본이 대체인력을 투입"했으며 결국 사측이 "기존 합의서마저 불이행"하는 지경에 이르러 하청노동자들이 "노동부에 진정을 넣었더니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며 "그럼 도대체 노동자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가" 되물었다.
본부는 "이런 어이없는 일이 반복되는 동안 2021~2022년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은 한푼도 오르지 않았"으며 "천막농성은 1년을 훌쩍 넘겼고 포스코 하청노동자들의 고통은 만기도 없이 연장"되는 와중에 김 위원이 "현직 최저임금위원으로서, 그리고 이들 노동자의 상급단체 책임자로서, 얼어붙은 임금과 노사관계 해결을 위해 마지막 선택으로 망루에 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부는 "오늘 윤석열 정부가 무자비하게 연행한 것은 김준영 위원만이 아니라 인플레이션도 못 따라잡는 얼어붙은 최저임금"이라며 "비혼단신노동자 생계비 9.3% 인상, 지난 1분기 노동자 실질임금 2.7% 하락, 저임금 노동자 비중 상승 등 정부 통계로도 이미 얼어붙어버린 최저임금"에 "노동조합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미조직 노동자 최후의 보루인 최저임금을 짓누르는 정부의 태도"를 확인한 사건이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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