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장자연 영화배우 사망 관련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한 소속사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연합뉴스>는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강민호 부장판사가 장 배우의 전 소속사 대표인 김종승 씨에게 26일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김 씨는 2012년 11월 이종걸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의 명예훼손 관련 재판에서 "장자연 배우가 숨진 이후에야 방용훈 전 코리아나호텔 사장이 누구인지 알았다"며 그 전에는 방 사장과 일면식이 없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2007년 10월 방 전 사장이 주재한 식사 자리에 김 씨와 망인(장자연 배우)이 참석했다"며 "김 씨가 참석자들에게 망인을 소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김 사장이 방 전 사장 등에게 장자연 배우를 직접 소개했다는 판결이다.
재판부는 "2007년 10월 당시 장 배우는 연예 활동을 막 시작"한 상태로 "소속사 사장 관여 없이 식사 자리 참석자들에게 장 배우가 직접 인사했다는 주장"은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씨가 적어도 방 전 사장의 참석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김 씨가 2008년 10월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와 자리에도 장 배우를 동석시켜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함께 있었으며, 이에 관해 김 씨가 재판에서 "방 전 대표를 우연히 만났고 장 배우는 인사만 하고 떠났다"고 위증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일 김 씨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장 배우의 통화 기록, 관련자 진술" 등을 고려해 "김 씨가 방 전 대표의 참석 사실을 미리 알고 장 배우를 유흥주점에 데려간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2009년 3월 사망한 장 배우는 죽기 전 남긴 문서로 김 대표로부터 폭언과 폭행을 당했으며 유흥주점에서 유명인을 접대했고 성상납도 강요 받았다고 폭로했다.
김 씨의 폭력과 관련해 장 배우는 "2008년 김종승 사장님이 술을 많이 드시고 저를 방안에 가둬놓고 손과 페트병(물병)으로 머리를 수없이 내리쳤"다고도 밝혔다.
해당 폭력에 관해 재판에서 김 씨는 "소속 연예인을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이 역시 위증 혐의를 받았다. 이에 관해 재판부는 당시 발언을 '한 번도 폭행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수시로 폭행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이에 해당 증언은 위증으로 판결되지 않았다.
장 배우는 또한 문건에서 "(김 씨가) 2008년 9월경 조선일보 방 사장이라는 사람과 룸살롱 접대에 저를 불러서 방 사장님이 잠자리 요구를 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저는 술집 접대부와 같은 일을 하고 수없이 술접대와 잠자리를 강요받아야 했다"고 생전의 고통을 호소했다.
당시 이 문건 내용을 수사한 경찰은 '2008년 9월 조선일보 방 사장'은 방상훈 당시 조선일보사 사장이 아니었다고 결론 내렸다. 당시 김 씨가 모임을 약속한 이는 방 사장이 아니라 스포츠조선 A 사장이었다는 게 경찰의 결론이었다.
따라서 당시는 장 배우가 '스포츠조선 사장을 장 사장으로 착각'한 것이 됐다.
그러나 당시는 수사조차 되지 않은 '2007년 10월 모임의 방용훈 전 사장'과 만남은 이번 판결로 명확한 사실로 확인됐다. 당시 경찰은 '김 씨를 구속하느라 '2007년 방 사장' 관련 핵심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를 수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해당 사건에서 자사 사주 일가가 거론된 후 조선일보사와 방상훈 전 사장은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에 걸쳐 '장자연 리스트'에 조선일보사 사장이 연관돼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 이종걸 당시 민주통합당 의원과 이정희 당시 통합진보당 대표, 그리고 해당 사건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상대로 수십억 원 규모의 민형사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2013년 2월 28일 조선일보사는 "고 장자연 배우 관련 의혹에 관한 일체의 법정 다툼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사건에 관해 석연치 않은 결론이 내려지자 격분한 여론은 추가 수사를 요구했다. 이에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2019년 5월 김 씨의 위증 관련 수사를 재개하도록 검찰에 권고했다. 이후 두 달이 지나 검찰은 김 씨를 위증으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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