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확전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미국이 평화에 관심이 없다며, 해당 전투기로 크림 반도를 공격할 경우 러시아 연방을 공격한 것과 같이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22일(이하 현지시각) 러시아 <타스통신>은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가 "미국은 우크라이나 분쟁과 관련해 G7 회원국들을 자신들의 뜻에 완전히 굴복시켰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안토노프 대사는 "미국과 다른 서방 무기로 크림 반도를 공격하는 것을 무조건 승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키예프(키이우) 정권에 F-16 비행기를 인도하는 등의 조치는 미국이 결코 평화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크림반도에 대한 공격이 있을 경우 이를 "러시아 연방의 다른 지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안토노프 대사는 이어 우크라이나에 F-16을 운영할 수 있는 조종사(파일럿)과 정비 요원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미국의 비행기들이 외국의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나토의 비행장에서 이륙할 때, 향후 나토가 분쟁에 개입할 때 우려를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라고 말해 F-16의 부적절한 운용이 이후에도 유럽에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일본의 초청으로 히로시마를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F-16 지원을 공식화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이 전투기들(F-16)이 러시아 영토로 진격하는 데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약을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F-16 전투기 지원에 부정적이었다. 실제 그는 지난 1월 30일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를 지원하는 것에 찬성하냐는 질문에 "No(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투기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우크라이나도 다른 서방 국가들에게 F-16과 같은 신형 전투기를 요청하면서 흐름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달 초에는 영국과 네덜란드가 국제 연합을 통해 F-16 조달을 지원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의 격전지인 바흐무트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 전 러시아가 바흐무트를 장악했다고 하는데 아직 우크라이나 수중에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아닌 것 같다"(I think no)며 "오늘은 바흐무트가 우리 마음속에 남게 됐다"고 말해 함락을 시사했으나 이후 이를 정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회담 이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바흐무트는 러시아 손에 있다. 하지만 점령된 것은 아니다"라며 "군의 전술적 판단을 공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바흐무트가 어떤 상황인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러시아 용병인 '바그너그룹'의 수장인 예브게이 프리고진은 대원들과 함께 바흐무트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바흐무트를 손에 넣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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