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도시' 전북 고창군이 동학농민혁명 발상지 위상 강화에 나선다. 고창 무장포고문 등 고창동학농민혁명기록물이 이달 중 유네스코세계기록유산 등재가 확실시되고, 무장기포지가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면서 고창군의 자긍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창동학농민혁명 발상지 선양사업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무장포고문’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눈앞
오는 5월24일 유네스코 집행위원회 총회에 고창군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세계기록유산으로 심사중인 동학농민혁명기록물에 의향고창의 정신이 담긴 ‘무장포고문’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포고문은 “세상에서 사람을 가장 귀하다는 것은 인륜이 있기 때문이다”로 시작해 “의로운 깃발을 들어 보국안민으로써 죽고 살기를 맹세한다”로 이어진다. 당시 포고문은 고부 농민봉기 이후 전봉준을 비롯한 동학농민혁명 지도부가 무장현(현재 고창군 공음면)에서 전국적인 농민봉기를 선언 하면서 발표했다.
동학농민혁명의 대의명분을 함축해 전라도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 격문을 보내 농민군들의 합류를 촉발했다. 여기에 동학농민혁명이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전국적인 대규모 항쟁으로 커지고, 우리나라 역사의 민족·민중항쟁의 근간이 되는 선언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도 높다. 앞서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도 ‘등재권고’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고창군은 현재 천도교 중앙총부가 소장중인 무장포고문 필사본 복제 작업에 착수했다. 향후 무장기포지에 기념관을 짓고, 포고문 필사본을 전시해 동학농민혁명 발상지의 위상을 높여갈 예정이다.
도시 한 중심에 전봉준 장군 동상 세운다
1894년, 극심한 학정과 외세의 발호에 맞서 ‘보국안민 척양척왜’ 기치로 봉기한 동학농민혁명군의 맨 앞장에는 형형한 눈빛의 전봉준 장군이 서 있었다. 하지만 고창군에 이렇다 할 조형물조차 없어서 전봉준 장군이 고창 출신이란 사실은 많이 알지 못했다.
이에 민선8기 고창군은 도시 한 중심에 전봉준 장군 동상을 세우며 군민 자긍심 높이기에 나섰다. 앞서 전국 작가 공모를 통해 당선작으로 꼽힌 ‘義의 깃발 아래’는 익산에서 활동중인 국경오 작가의 작품이다.
전봉준 장군이 무장포고문 선포 후 의연한 자세로 앞을 향해 첫발을 내딛는 순간, 그 옆에 ‘보국안민, 제폭구민, 척왜양창의’가 새겨진 커다란 깃발 아래 농민군이 비장하게 결의하는 모습, 고통받던 민초들의 처절한 얼굴 등을 표현했다.
전봉준장군 동상 건립은 군비 4억 원과 성금 2억 원을 합해 총 6억 원의 사업비로 추진되며, 군청광장 맞은편에 수변공간과 잔디광장을 갖춘 전봉준 공원을 조성해 올 연말께 건립될 예정이다.
고창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 위상 강화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 고창을 알리고, 숭고한 뜻을 이어가기 위한 기념사업회의 위상도 한층 강화된다. 별도로 사업회 사무실를 마련하고 전담 직원이 상주해 지역의 동학관련 기념사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현재 고창에선 매년 전봉준장군 탄신 기념행사(1월), 무장기포기념제 및 녹두대상 시상(4월), 동학농민혁명 학술대회(10월) 등의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외에도 무장기포지와 전봉준 장군 생가터 성지화사업, 군민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동학농민혁명 교육, 손화중 도소터 등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향토문화유산 지정’ 등이 추진되고 있다.
명사초청 특강으로 청소년 교육 앞장
고창군은 ‘한국사 큰별’ 최태성 강사를 초청해 오는 17일 문화의전당에서 지역 청소년 630여명 대상으로 동학농민혁명 특강을 연다. 동학농민혁명 전개과정과 고창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소개를 통해 지역의 미래를 이끌아갈 청소년들에게 애향심과 고창인으로서 자긍심을 높여갈 방침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고창의 힘으로 커진 동학농민혁명은 자주와 평등, 그리고 민주적 절차를 확립하고자 했던 근대 민중운동의 효시다”며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계기로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한 선열들의 숭고한 애국애족정신을 기리며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당당하게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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