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TK신공항 사업의 문제점을 보도한 대구 MBC를 향해 왜곡·편향 보도에 더 이상 참지 않고 대응하겠다며 경고의 메시지를 날렸다.
1일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난 일요일 대구 MBC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폄훼하고 오도하는 프로를 방영하는 것을 보고 참 놀라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간 수차례 왜곡·편향 보도에도 대응하지 않고 참아 왔지만 이번 보도는 악의에 가득찬 이기 때문에 더 이상 참지 않고 대응할 생각이다"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그러면서 "500만 대구경북 시도민의 염원을 짓밟는 이런 작태는 반드시 바로 잡겠다"라며, "대구시민들에게 별로 영향력이 없는 방송이지만 그래도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겠다. 취재의 자유가 있으면 편파·왜곡 방송에 대해서는 취재 거부의 자유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홍 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30일 대구 MBC가 뉴스비하인드 '시사톡톡' 코너에서 TK신공항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대구시와 홍 시장이 장밋빛 홍보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보도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이날 대구MBC 뉴스비하인드 '시사톡톡'이 지적한 TK신공항 사업의 여러 문제점들이다.
첫째, 가장 큰 문제로 TK신공항 활주로의 길이다. 지난 13일 국회본회의를 통과한 TK신공항 특별법에는 '최대중량 항공기 이착륙이 가능한 활주로 길이'와 관련된 내용이 빠졌다. 결국 3.8km 활주로 관련 내용이 삭제돼 홍준표 시장과 대구시가 주장해 온 중장거리 운행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둘째, TK신공항 특별법에 '중추공항' 문구도 삭제됐다. 원래 특별법에 중추공항이라 명시하려 했으나 실패했다는 것이다. 결국 대구국제공항을 조금 키워서 군위와 의성으로 옮긴 것에 불과하다는 해석이다.
셋째, TK신공항 사업의 기본 원칙은 '국유재산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군공항이전법에 일정한 자격을 갖춘 사업시행자가 군 공항 대체 시설을 기부하고, 국방부는 용도 폐지된 재산을 양여하는 방식이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좋으면 계획대로 진행되겠지만, 부동산 경기가 지금처럼 극도로 나빠지면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넷째, 군 공항에 11조 4000억 원, 민간 공항에 1조 4000억 원이 들어간다. 민간 공항 이전은 국토부 소관으로 전액 국비로 진행되지만, 군 공항 이전의 경우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사업시행자인 대구시가 11조 4000억 원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법에는 공항 조성 사업비가 당초 예상 금액을 초과할 경우, 정부 예산으로 보조하거나 융자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이 또한 확실치 않다는 지적이다.
다섯째, 대구시와 홍 시장이 장밋빛 청사진만 지역민들에게 홍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별법이 통과되며 다 된 것처럼 시민들을 호도하지 말고, 지금까지의 성과와 앞으로 남은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시민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시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지역의 많은 시민들은 홍 시장의 입장과는 달리 대구 MBC의 지적이 무조건 잘못됐다고 비판하지 않고 있다. TK신공항 사업에 거는 큰 기대만큼 우려도 늘 존재하며, 무엇보다 신중하게 추진돼야 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홍 시장의 일방통행식 행정이 도를 넘었다는 부정 여론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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