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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정책 뜯어보니…"여성의 가사 돌봄 역할 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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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정책 뜯어보니…"여성의 가사 돌봄 역할 강화된다"

민주노동연구원 '윤석열 정부 1년 여성 노동 정책 평가' 발행

'주 69시간 확대'를 골자로 한 노동시간 개편안을 비롯한 윤석열 정부의 장시간 노동정책이 가사 돌봄에서의 여성 역할을 더 강화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27일 나왔다.

민주노동연구원은 이날 2022년 OECD 한국 경제 보고서, 고용노동부가 제출한 정보공개자료 등을 분석하여 '윤석열 정부 1년 여성 노동 정책 평가'라는 제목의 이슈페이퍼를 발행했다.

정경윤 연구위원은 이슈페이퍼를 통해 정부 여성 노동 정책의 주요 특징과 문제점을 짚었다. 먼저 윤석열 정부는 여성 노동 정책을 '여성 노동' 자체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정책으로 접근하여 임신·출산·양육담당으로서의 여성 역할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여성 노동 정책이 고용 구조에서의 고질적인 성차별 문제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적 접근이 아니라, 여성 노동이 가족정책의 하위 개념으로 속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시차출퇴근제, 재택근무제, 시간제 근무 등 육아를 위해 시행할 수 있는 탄력적 근무제도의 주 대상은 여성이라고 밝히며 "3월 27일에 발표한 저출산·고령사회 과제에서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지원 확대', '육아기 재택·유연근무 활성화' 정책과 더불어 여성의 역할을 출산·양육 담당 즉 가사돌봄 담당자로서의 성역할을 부여·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연구위원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용구조에서 차별받지 않는 '성평등'이 아니라,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단위로서의 가족에서 여성 역할에 초점을 두고 가족에서의 양성평등은 부모 맞돌봄 활성화에 중심을 두고 있다"고 여성 노동 정책을 총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한 정부의 장시간 노동 정책으로 가사 돌봄에서의 여성 역할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을 하는 여성들이 장시간 노동 압박과 악화된 돌봄 분담 속에서 회사를 그만두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은 장시간 노동이 가능한 남성을 중심으로 채용을 할 것이고 돌봄전담자로서 여성을 승진에서 배제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가족정책과 '일·가정 양립' 중심으로 여성 노동을 접근하면 성차별적인 고용 구조는 개선의 대상이 아닐 것이며 이것은 여성의 불안정 노동 문제를 심화시키며 여성 노동의 하향 평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는 이에 육아휴직 확대로 경력단절 예방과 일·가정 양립을 가능하게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 연구위원은 육아휴직을 활용할 수 있는 노동자는 "300인이상 대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절대 다수가 종사하는 중소기업과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육아휴직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며 "히 여성은 중소기업과 작은 사업장의 종사자 비율이 높고, 노동조합이 없거나 노동조합 관련법의 사각지대에서 일하는 비율이 높아 육아휴직을 사용할 권리도 가지지 못한다"고 짚었다.

정 연구위원은 2022년 OECD 한국 경제 보고서를 인용하며 "보고서는 한국에 대해 '여성이 가족과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나라'로, 고용 격차의 주요 원인으로 성별, 결혼과 자녀 유무 등의 인구학적 특성을 꼽았다"며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하고, 정부의 여성 노동 정책은 가족과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역행한다"고 썼다.

이어 "육아돌봄 전담자로 여성 역할을 규정하고 여성 노동을 '주변부 노동'으로 접근한 윤석열 정부에서의 미시적 정책 개선으로 여성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기존 틀이 아닌 '성평등 노동 사회'를 위한 비전과 대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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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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