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편향 논란으로 대구시립교향악단·합창단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공연이 금지되면서, 대구 지역 음악인들이 공연 금지 철회를 촉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지난 20일 지역 예술인 10여 명이 대구 동성로 CGV 대구한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 종교화합자문위원회의 극단적 종교편향 판정을 규탄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시립예술단이 베토벤 9번 교향곡 '합창'을 공연하지 못하게 한 대구시 종교화합자문위원회의 결정은 검열이고, 예술의 자유를 침해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예술 작품에 대한 종교적 성향을 검열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는 물론 종교 화합이 아니라 오히려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공연 금지 철회, 모든 검열 중지' 등을 요구하며, 대구시에는 종교화합자문위원회 대신 공개적인 토론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앞서 대구시립예술단은 내달 1일 대구 수성아트피아 리모델링 재개관을 맞아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공연하기로 했다.
하지만 예술단 자문기구인 종교화합자문위원회가 이 곡의 종교 편향성을 들어 공연을 허가하지 않아 공연이 취소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해당 곡이 '신을 찬양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종교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의견이 나와 안건이 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의 시립예술단 설치 조례는 "종교 중립성과 관련된 안건은 출석한 종교계 자문위원의 전원 찬성이 있어야 한다"고 돼 있다.
이 자문위원은 총 6명인데, 이 가운데 종교인은 4명이다. 이 가운데 종교계 인사 한 명이 문제를 제기해 결국 공연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구시에서 세계적 예술작품의 공연 금지 조치가 내려지자, 시 조례에 따른 종교화합위원회의 '만장일치제'에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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