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양당제 폐해 벗어나려면, 연동형·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 바꿔야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양당제 폐해 벗어나려면, 연동형·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 바꿔야

[기고] 선거제도 개혁 관련 국회 전원위원회 논의의 비판적 정리 ②

2023년 4월 10일부터 4일간 국회 전원위원회가 개최됐다. 본회의장에서 100명의 국회의원이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7분씩 발표했다. 발표는 그야말로 중구난방으로 진행됐고, 사전에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마련한 세 가지 제안은 별 의미가 없었다.

의원들은 주로 자신의 처지에 유리한 방식을 제안했고, 선거제도 이외에 정당개혁이나 정치개혁에 대한 소회를 피력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개념이 등장하면서 서로 모순되거나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띄었다. 여기서는 주요 쟁점을 분석하여 바람직한 선거제도 대안을 제시해보겠다. (1편 : 의원 수 줄이는 게 능사? 양당제 독점 깨는 선거제도 개혁이 우선이다)

4. 바람직한 선거제도 개혁의 대안은?

100명의 의원이 특정 선거제도에 대한 논의를 한 것이 아니라, 각자 처지에서 원하는 제도를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하나로 종합하기는 어렵다. 여기서는 정치 불신의 원인이 되는 거대 양당의 독점 구조를 해체할 수 있는 선거제도가 무엇인지 알아보겠다.

그것은 혼합형 선거제도의 연동형 방식을 도입하고, 이를 권역별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 제도에서는 폐쇄형 명부 방식이면 충분하다.

이 연동형 방식에서 위성정당이 출현하는 이유는 지역구 의석이 과도하게 많기 때문이다. 즉, 거대 양당이 자신의 정당득표로 받을 의석수를 모두 지역구 의석에서 충당해버리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구를 줄이거나 비례대표를 늘리고, 또 권역별 방식을 채택하면,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 동기가 사라지게 된다. 독일의 사례가 그것을 보여준다.(저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무엇인가> 중 일부)

아래 표들은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위해 적합한 권역 수와 그에 따른 권역의 의석수를 살펴본 것이다. 구체적으로 의석수를 늘리지 못한 경우, 30석을 늘릴 경우와 100석을 늘릴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필자는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눌 것을 제안한다. 그 이유는 앞으로 개헌 등을 통해 지방분권을 강화할 때 아래 표와 같이 권역을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중앙선관위가 제시한 6개 권역 안은 서로 다른 지역이 합쳐져 의미를 찾기 어렵고, 기존의 17개 권역은 지나치게 세분되어 있다.

<표 1>은 총 300석 정원에서 지역구 의석을 253석에서 200석으로 줄이고 비례대표 100석으로 했을 때의 권역별 의석수이다.

▲ 표 1. 인구비례에 따른 권역별 의석수 제안 : 총 300석 = 지역구 200석 + 비례대표 100석

<표 2>는 비례대표 의석수를 30석 늘려 총 330석으로 하고, 지역구는 현행대로 253석, 비례대표는 77석으로 했을 때의 권역별 의석수이다.

▲ 표 2. 인구비례에 따른 권역별 의석수 제안: 총 330석 = 지역구 253석 + 비례대표 77석

<표 3>은 의석수를 100석 늘려 총 400석으로 하고, 지역구를 축소하여 200석, 비례대표 200으로 했을 때의 권역별 의석수이다.

▲ 표 3. 인구비례에 따른 권역별 의석수 제안: 총 400석 = 지역구 200석 + 비례대표 200석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시행하면 아래 표에서 보듯이 어떤 경우에도 지방 권역의 의석수는 기존보다 줄어들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도농복합선거구제나 선거구 획정에 면적을 포함하는 것보다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하는 것이 지역에도 유리함을 알 수 있다.

권역별 연동형 제도에서는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허용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서울 권역에서 D 정당이 40%의 정당득표를 했을 때, <표 1>에서는 55석의 40%인 22석(서울 권역의 전체지역구 수는 37석), <표 2>에서는 63석의 40%인 25석(서울 권역의 전체지역구 수는 49석), <표 3>에서는 74석의 40%인 30석(서울 권역의 전체지역구 수는 37석)이다.

그런데 선거 바람이 상대편으로 불어 지역구에서의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D 정당이 받아야 할 의석을 지역구 당선자로만 채우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면 비례대표를 통해 채워야 하는데, 만약 위성정당을 허용했다면 의석을 받을 수 없어서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또한 영호남 지역에서는 지역구 당선이 어려운 정당은 정당득표에 따라 받아야 할 의석 전부를 비례대표로 받아야 한다. 그런데 위성정당을 허용했다면, 그 의석들은 모두 날아가게 된다. 따라서 지역주의 극복에 이보다 좋은 선거제도는 없다. 석패율제보다 훨씬 더 나은 것을 알 수 있다. 연동형 제도를 도입하면 석패율제는 불필요하다.

▲ 2020년 4월 17일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주최로 제21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 소송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이들은 위성정당이 참여한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는 무효라고 주장했다.ⓒ연합뉴스

2023년 1월에 보수-진보 시민사회단체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3가지 원칙을 주장했다. 첫 번째는 표의 등가성 보장, 두 번째는 특정 정당의 지역일당지배체제 종식, 세 번째는 공천 문제점 개선과 유권자 참여권 확대이다.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야말로 사표를 없애서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고, 영호남의 특정 정당 지배를 막으며, 유권자의 선거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서 그 원칙에 부합하는 제도이다.(끝)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조성복

조성복 교수는 1986년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7년 30대 중반에 독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2000~2007년까지 쾰른 및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공부했고, 2007년 쾰른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베를린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한 후 2010년에 귀국하여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국회 정책연구위원 등을 지냈습니다. 저서로 <독일 정치, 우리의 대안> <독일 사회, 우리의 대안> <독일 연방제와 지방자치> <연동형 비례대표제란 무엇인가> 등이 있습니다. 현재 유튜브 채널 '조교수의 사치'를 통해 우리 사회현상과 정치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소통하는 활동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