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대표가 취임 인사차 박근혜 전 대통령을 찾아갈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연기했다고 국민의힘이 밝혔다. 최근 '전광훈 논란'과 이에 따른 지지율 하락 여파로 여당인 국민의힘이 지나치게 강경보수층에 경도돼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인은 17일 "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은 순연됐다. 나중에 다시 조율할 예정"이라고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당초 김 대표는 오는 19일 대구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을 예방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오전에는 4.19 기념식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이튿날인 '장애인의 날' 관련 일정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순연이 된 걸로 알고 있고, 공식적으로 언제 간다는 얘기가 나왔던 것은 아니다"라며 "4.19 기념식에 (당에서)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할 수 있는 주요 우선순위 중심으로 참석하는 행보를 보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대신 4.19 기념식에 간다는 것은 보수층 다잡기보다 중도 외연확장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정치 해석은 자유"라고 부인하지 않으면서 다만 "우선순위를 먼저 따지는 것이 중요하다.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 같은 경우에는 일정을 조율할 수 있는 것이고 꼭 4월 19일에 만나야 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최고위원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현실정치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정치권 일각의 관측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워낙 고초를 많이 겪었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애잔한 마음을 갖고 있는 시민들, 지지자들이 많이 있는 것들은 사실"이라면서도 "박 전 대통령을 위해서라도 현실정치랑 너무 결부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지난번 지방선거-보궐선거가 같이 치러졌던 때(2022년 6월),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유영하 변호사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나왔고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의) 후원회장을 맡지 않았느냐"며 "그때 정치적으로 얼만큼 영향력이 있나 했지만 결과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지지가 대구 내에서도 큰 정치적 파괴력을 갖지는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통령은 최근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인 지난 11일 팔공산 동화사를 방문, 대구 사저 입주 후 첫 공개 일정을 가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공개 행보를 이어가며 정치적 영향력 발휘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니오기도 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