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앞두고 미국을 방문했던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대통령실 도·감청 논란과 관련해 "(미국 측과) 만날 때마다 유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3박5일 간의 미국 출장을 마친 후 지난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심각한 인식을 공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차장은 유감 표명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추가적인 상황 나올 때마다 긴밀하게 소통하기로 확답을 줬다"며 "앞으로 긴밀한 공조 약속, 어떤 경우에도 양국이 신뢰와 믿음을 흔들리지 말고 더 굳건히 하는 계기로 삼자는 데 인식이 확고하게 일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도·감청 의혹이 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에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양국이 함께 이것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자(고 했다)"며 "신뢰관계를 갖고 더욱 내실 있는, 성과 있는 정상회담 만들자는 것에 대해 의기투합해 있는 상태"라고 했다.
아울러 오는 26일 개최되는 한·미 정상회담은 "70년 동맹의 성과를 바탕으로 동맹 미래와 앞날에 새로운 획을 긋는 중대한 역사적 전환점이 되는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감청 의혹이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김 차장의 답변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은 "한 마디 항의도 못하고 넘어가느냐"며 반발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16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우리의 주권이 침해된 중대한 사건에 대해 대통령이 한 마디 항의도 못하고 넘어가는 것이냐"면서 "대체 우리의 목소리를 어떻게 내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강 대변인은 김 차장을 향해 "미국으로 떠날 때부터 '도청에 악의가 없다', '입장을 전달할 게 없다. 누군가 위조한 것이니까'라더니 미국 측이 무슨 유감을 표명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리 안하무인식으로 굴더니 갑자기 어떻게 도청 파문을 양국 관계의 전화위복 계기로 삼겠다는 것인지 밝히기 바란다"면서 "안하무인 김태효 차장에게 휘둘리는 대한민국 안보와 대미 외교가 정말 걱정스럽다"고 했다.
이어 "김태효 차장은 기자들에게 '구체적으로 묻지 말라'라며 오만한 태도를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우리 국민이 그리 우습냐"면서 "벌써부터 '양국의 신뢰와 믿음을 흔들리지 말자'라며 우리 국민에게 저자세를 강요하고 있으니 기가 막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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