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최동단 독도서 최근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물개가 발견됐다. 울릉도·독도 해안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2년 3월 이후 11년 만이다.
14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울릉도와 독도 해안가에서 물개가 잠을 자거나 일광욕을 즐기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6~7개월 사이 출산을 마친 일부 개체들로 먹잇감을 따라 울릉도와 독도 인근 해안까지 내려온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에 발견된 물개는 국제 멸종위기종 2급인 북방물개로 우리 정부도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해 보호 중이다. 오호츠크해와 같은 북태평양에 서식하는 북방물개는 몸에 털이 많고 수컷이 약 5~6년, 암컷은 약 3~7년의 성장기를 거쳐 번식한다. 특히 번식기인 6~7월이 되면 해안가에 모여 수컷 한 마리가 암컷 30~50마리를 거느리는 하렘(harem)을 형성한다.
지난 19세기 독도 해안은 바다사자(독도강치)의 주 서식지로 3만~5만여 마리가 집단 서식했지만 1900년대 일제가 가죽과 기름 등을 얻기 위해 무차별적 포획을 일삼은 탓에 개체가 급격히 감소했고, 1972년 독도에서 마지막 개체가 확인된 후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은 1994년 지구상에서 바다사자의 멸종을 공식 발표했다.
바다사자는 북미 캘리포니아 연안의 캘리포니아 바다사자(Zalophus califonianus)와 우리나라 동해 및 러시아 연해주에 살았던 바다사자(Zalophus japonicus), 남미 갈라파고스 군도의 갈라파고스 바다사자(Zalophus wollebaeki) 등 모두 3개 종으로 구분된다.
이들 중 형태적으로 가장 체구가 큰 종이 ‘독도강치’라 불리던 바다사자다. 몸의 형태는 체구가 미끈하고 잘 빠진 방추형으로 가늘고 조그만 귀와 짧은 꼬리를 가지고 있다. 상체는 암컷의 경우 길이 1.5~1.8m, 체중 50~110kg, 수컷은 2.3~2.5m, 체중 440~560kg으로 평균 수명은 20년 정도다.
독도 강치는 주로 연안 지역에서 생활했지만, 하구에서도 발견됐다. 1년 내내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출산의 경우 1년 주기로 한 번씩 한 마리를 육상에서 낳는다. 먹이로는 오징어와 명태, 정어리, 연어 등 모두 50종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픈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춘 독도강치를 대신해 독도에서 물개가 발견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야욕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독도강치 최적의 서식지라는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물개 개체수에 대한 적극적인 조사와 함께 해양 환경 조성에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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