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총선이 10일 기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광주·전남 현역 국회의원들의 물갈이 폭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 어느 때보다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고 광주·전남의 민주당 지지도가 예년 같지 않으면서 텃밭에서의 현역 교체율이 변화의 척도로 여겨질 전망이다.
광주·전남에서는 중진 의원이 3선의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군) 한 명뿐일 정도로 지역 정치권의 중량감이 떨어지고 당내 존재감 부족,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의정활동 등으로 지역민들의 현역교체 여론은 높은 실정이다.
지난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 결과 광주전남 18개 선거구에서 국회 재입성에 성공한 의원은 3명에 불과했다. 현역 생존율이 16%에 머물렀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과 민주당이 양당 구도를 형성하며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이 17석을 내주고 전패, 민주당 현역 의원의 절대 부족에 따른 결과다.
이후 치러진 2곳의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승리, 사실상 민주당 현역 의원 3명(이개호·송갑석·서삼석)이 전원 재당선됐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열풍속에서도 재선에 성공했던 이개호 의원이 연이어 3선에 성공했고, 지난 2018년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의 낙마로 치러진 광주 서구갑 재선거에서 당선된 송갑석 의원이 재선에 안착했다.
역시 2018년 재선거가 치러진 영암·무안·신안 선거구의 서삼석 의원도 국회에 재입성했다.
이 외에 고흥·보성·장흥·강진의 김승남 의원과 나주·화순의 신정훈 의원이 각각 4년과 6년 만에 다시 금배지를 달았다.
나머지 13개 선거구에서는 초선 의원이 탄생했다.
이제 22대 총선을 1년 남겨둔 가운데 이들 현역 의원들이 얼마만큼 재신임을 받을지 주목된다.
광주전남 국회의원 18명 중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국회 통과를 위해 탈당한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을 제외한 17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3년 전 총선에서 상당수가 상대의 금배지를 뺏기 위한 공격수였다면 이번에는 지키기 위한 수비수로 위치가 변경됐다.
하지만 현재 광주전남지역민들의 현역 의원들에 대한 시선은 따뜻하지 않다.
지난 1년간 윤석열 정부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거대 야당이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초 KBS가 광주전남 시도민을 대상으로 현역의원 지지를 묻는 조사에서는 절반 이상의 지역민들이 현 국회의원의 교체를 희망했다.
KBS광주총국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3월2~3일 만 18세 이상 남녀 광주·전남 각각 803명을 대상으로 현 국회의원 재선 희망여부를 물은 결과 광주에서는 '다른 인물이 당선되는 것이 좋겠다'는 응답이 59.2%, 현 의원 지지가 21.1%, 모름/응답거절이 19.7%로 나타났다.
전남에서는 '다른 인물이 당선되는 것이 좋겠다'는 응답이 54.3%, 현 의원 지지 32%, 모름/응답거절이 13.7%로 조사됐다.(응답률 광주 12.6%, 전남 11.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광주·전남 각 ±3.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최근 민주당에 대한 호남 지지율이 급락한 점도 현역 의원들에게는 악재다. 상당수 지역민들이 무당층으로 돌아서며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지난달 14∼16일(3월 3주차)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정당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광주전라 지역의 무당층 지지율이 39%로, 민주당 지지율 38%보다 높게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층 상당수가 무당층 지지로 바뀐 셈이다.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특혜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 된 점도 있지만 민주당의 역할 부재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된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한국갤럽의 4월 첫째주(4월4~6일) 여론조사에서는 광주전라 지역의 민주당 지지율이 65%로 올라가고 무당층이 21%로 내려갔다.(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광주전남지역 정치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명진 더연정치랩 대표는 "지역 현역 의원들의 공통적인 문제점이 의정 활동에 있어 존재감 부족"이라며 "현재 단호하게 자기입장을 표명하는 분은 민형배 의원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어 "여당은 내년 총선 전략으로 수도권에서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권영세 등 윤석열표 정치 집단 검사들을 포함해 대중적 인기도가 있는 셀럽들을 배치하는 등 대폭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에 맞서 민주당이 최대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쇄신 공천을 하지 않는다면 국민들이 보기에 혁신의 모습은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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