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로 예정된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김학용 의원(경기도 안성·4선) 대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구을·3선) 간의 양자대결 구도로 짜여졌다. 누가 이기든 지도부 내 '친윤(親윤석열)' 색채가 더 강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김 의원은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윤 의원은 '꼼꼼한 협상력과 전국선거 경험'을 각자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윤 두 의원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차례로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 의원은 "김기현 대표와 오랜 기간 신뢰하며 호흡을 맞춰왔다"며 "영남권 당대표와 수도권 원내사령탑이라는 환상의 조합으로 김 대표가 약속한 당 지지율 55%, 윤석열 정부 지지율 60% 달성'을 확실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특히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121석이 걸린 수도권이 관건이지만, 현재 국민의힘은 고작 19석에 불과하며 솔직히 최근 분위기도 매우 좋지 않다"며 "저는 우리 당의 험지인 경기도에서 격전을 거쳐 4번 당선된 바 있다. 제가 원내대표를 맡는다면 그 경험을 살려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바람몰이의 선봉이 되겠다"고 밝혔다.
출마선언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은 '원내대표가 되면 대통령실과 다른 의견도 낼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통령과 다른 의견을 내라고 하는 건 조금 위험한 발언"이라며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표하는 것 아닌가. 민심과 동향을 파악해 정부, 용산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소통하는 것은 상식적인 일이다. 그런 상식적인 일을 분명히 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출마선언에서 "20대 국회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의 실무협상을 책임졌다.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단식투쟁으로 성사된 특검, 저 윤재옥이 꼼꼼한 협상과 조율로 뒷받침해서 결국 드루킹 일당의 범죄를 밝혀낼 수 있었다"는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꼼꼼한 원내 전략, 쌍방향 당정소통, 탁월한 대야 협상으로 힘 있는 여당, 반듯한 국회를 다시 세우겠다"고 했다.
'수도권 원내대표론'에 대해 윤 의원은 윤 의원은 "수도권 선거,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수도권 원내대표가 수도권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지난 여러 선거에서 경험했다"고 맞섰다. 출마선언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그는 "유권자가 원내대표의 출신을 보고 투표하지 않는다. 윤 대통령이 얼마나 국정 운영을 잘하는지, 국민의힘이 얼마나 좋은 정책을 내고 좋은 공천을 하는지 보고 투표한다"고 주장했다.
당정관계 구상을 묻는 질문에 윤 의원은 "민심을 잘 전달하겠다"며 "정책 협의를 잘 하겠다. 당 정책위의장과 대통령실 정책수석이 소통을 강화해 정책의 품질을 높이고 정책 과정에서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세밀하게 협의하게 관리하겠다"고 답했다.
두 후보가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중심으로 공방을 편 것에서 엿볼 수 있듯, '윤심' 논란이 사라진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가장 큰 변수로 떠오른 것은 '지도부 지역 안배'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 후보로, 윤 의원은 대구 수성갑을 지역구로 둔 주호영 원내대표가 떠날 자리를 채워 'TK(대구·경북) 홀대론'을 잠재울 수 있는 후보로 여겨진다.
한편 막판까지 출마 여부를 저울질했던 윤상현 의원은 이날 결국 불출마로 입장을 굳혔다.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 선거는 오는 7일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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