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정치인이라면 약자 혐오에 편승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4일자 <중앙일보> 지면에 보도된 이 전 대표와의 대담에서 "대중의 현상적 분노에 편승하면 일시적 지지를 받을지 몰라도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여성가족부 폐지 '7글자 공약'을 주도하는 등 안티페미니즘(反여성주의) 정치의 대표 격 인물이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전당대회 출마 당시 <한국경제> 인터뷰에서 "(여성이 밤길을) 걷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는데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이라거나 "2030 여성들이 소설과 영화 등을 통해 본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근거 없는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 점도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본인 SNS 등을 통해서도 "85년생 여성이 변호사가 되는 데 어떤 제도적 불평등과 차별이 있느냐"고 구조적 성차별의 존재를 부인하는 주장을 꾸준히 해왔고, 여성혐오·성착취 범죄 비판에 대해서는 "개별 범죄를 끌어들여서 특정 범죄의 주체가 남자니까 남성이 여성을 집단적으로 억압·혐오하거나 차별한다는 주장"이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경기침체, 실업 등 사회적 문제로 고통받는 이들의 불만을 여성·노동조합·이민자 등 '내부의 적'으로 돌리는 극우적 정치 이데올로기는 세계 시민사회로부터 경계의 대상이 돼왔다. 한국사회의 대표적 논객인 진 교수의 지적은 이같은 맥락에 닿아 있다.
이 전 대표는 이같은 비판에 대해 "정치인이 의제를 다룰 때 '내 말로 인해 누군가 혐오 표현을 쓰는 것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은 그 의제를 다루지 말란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는, 정치인으로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 대한 매니악한 지지층이 있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제주 4.3 추념식에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불참한 것과 관련, 라디오 진행자가 '윤 대통령은 물론이고 김기현 대표까지 추념식에 불참을 했는데 왜 그랬다고 생각하시느냐'고 묻자 "ABL, 애니싱 벗 이준석 이런 것 아닐까"라고 했다.
그는 "젊은 세대는 편견도 아직 적고 이해관계도 적기 때문에 어떤 '논쟁' 상황에서 흥미를 많이 가진다"며 "예를 들어 전장연 문제 같은 경우, 나이 든 사람들은 장애인에 대한 측은지심 등을 통해 바라보지만, 젊은 사람들은 그것과 다르게 이준석이,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무슨 말을 하는지(에) 굉장히 집중을 했다. 젠더 이슈도 마찬가지"라고도 했다.
진 교수는 <중앙일보> 대담에서 "이 전 대표의 정치가 너무 정치공학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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