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방문'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이 집중된 서문시장 이전 100주년 기념식이 '요란한 빈 수레'의 모양새로 끝날 전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행사 사흘을 앞둔 시점에 "별다른 계획 없고, (내빈) 축사·환영사, 영상 한 개 준비한 게 전부다"고 밝혔는데, 코로나 이후 위축된 서문시장 축제에 재를 뿌리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 서문시장 활성화에 관심은 있나?
지난 9일 홍 시장은 시청 동인청사 기자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을 조율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윤 대통령 부부의 행사 참석 여부 등에도 관심이 쏠렸다.
일부 언론 등에 따르면, 대구시가 서문시장 100주년을 널리 알리기 위해 대대적인 기념식을 개최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9일 <프레시안>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시가 주최·주관하는 기념행사에 별다른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대구시 민생경제과 관계자는 <프레시안>이 기념행사 관련한 일정표 등 자료 요청에 "네시 반에서 다섯 시까지 30분 축사하고 환영사하고, 드릴 게 없다"고 답했다.
<프레시안>이 해당 기념식에 계획이 별도로 없는 것인지 재차 묻자 대구시 관계자는 "저희가 별다른 계획 세운 건 없고요. 오신 분들 축사하고 환영사, 영상 한 개 준비한 게 (전부)다"고 거듭 말했다.
시민들에게 기념식 행사를 안내할 만한 계획서 등의 문서 요청에는 "줄 수 있는 계획서 등 문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구시는 100주년 기념식에 대한 별도의 공식 보도 자료도 아직 배포하지 않고 있다.
지역 일각에서는 대구시의 무책임한 행태가 같은 날 진행되는 '2023년 서문시장 100주년 대축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이 축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위축된 '서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시장을 애용하시는 고객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대구서문시장연합회가 주최·주관하고 대구 중구청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중구청은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축제는 (4월) 1일 오후 6시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공연 큰장별곡 뮤지컬을 시작으로 개막식이 개최된 후 서문시장 100주년 큰장가요제가 펼쳐진다"라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한편 민주당 대구시당은 29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향해 "100년이 아닌 400년 대잔치로 행사명을 바꾸길 바란다"고 논평을 냈다. 서문시장이 대구 중구 대신동에 자리 잡은 이유는 일제강점기 당시 강제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왜 일제가 민족정기말살의 목적하에 강제로 옮긴 것을 우리가 기념해야 하나"라며, "대구시민의 자랑인 서문시장까지 친일의 덫을 씌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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