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0m 건물에서 추락한 10대 여학생이 119구급차에 실려 치료가 가능한 병원을 2시간여 찾아다니다가 결국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9일 대구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 15분께 대구시 북구 대현동 한 골목길에서 A양(17)이 쓰러진 채 발견됐다. A양은 인근 10m 높이 건물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119구급대원이 발견 당시 A양은 우측 발목과 왼쪽 머리에 큰 부상을 입은 상태였지만 의식은 있어 119구급차는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종합병원에 30여분 만에 도착했다. 하지만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병원 측의 이유로 곧바로 중구의 한 대학병원에 도착했으나 이곳에서도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2곳의 병원에서 거절당한 구급차는 대학병원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종합병원을 찾았지만, 이곳 역시 입원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고 수소문 끝에 사고자 발견 2시간여만에 달서구의 한 종합병원에 겨우 도착했다. 그러나 A양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갑작스럽게 심정지를 일으켜 안타깝게도 사망했다.
소방 관계자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입원이 가능한 병원이 없어 정말 답답했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한편 경찰은 숨진 A양에 대해 부검을 의뢰하고 당시 환자를 받지 못한 병원들을 상대로 거절한 이유 등 과실 여부에 대해 수사할 계획이다.
시민 A씨는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이다. 수 백만 시민들이 사는 대구시에 이런 기본적인 대책도 없다는 것이 놀랍다.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치료가 안된다면 지역의 응급진료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보다 더 철저한 응급 진료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야간에 다친 그 누군가 자신의 가족이라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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