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급발진 사고'로 원인 규명 목소리 재차 높아져
더불어민주당 허영 의원(춘천·철원·화천·양구갑,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23일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3년간 급발진 의심 차량이 무려 766건이나 발생했으나 급발진으로 인정된 사례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이 허영의원실에 제출한 ‘연도별 국내 급발진 의심 차량 신고 현황(2010년~2022년)’에 따르면 신고 건수는 급발진 정부 민관합동조사기간이었던 2012년(136건)부터 2013년(139건)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해 정점에 달했다.
2014년(113건)을 마지막으로 100건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한 신고 건수는 현재까지 하향 추세를 나타내는 중이다.
제조사별 누적 건수로 살펴보면 현대차 제작 차량이 333건으로 급발진 신고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기아차 119건, 르노 102건, 한국GM 49건, 쌍용차 46건, BMW 32건, 벤츠 22건, 토요타 17건 등이 뒤를 이었다.
사용연료별로 보면 휘발유 사용차량이 337건, 경유 220건, LPG 149건, 하이브리드 34건, 전기 26건 순이었다.
변속기 종류별로는 자동변속기 채택 차량이 669건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으며 무단변속기(CVT)도 일반적으로 자동변속기로 분류됨을 고려하면 비중은 더욱 커진다.
그 외 변속기를 사용하지 않는 차량은 모두 전기차로 21건이 집계됐으며, 수동변속기 차량은 단 7건에 불과했다.
이처럼 공단은 2010년부터 지금까지 자동차 제작결함 의심사례를 신고하는 ‘자동차리콜센터’를 통해 급발진 신고 접수한 차량을 전수조사해오고 있으나, 급발진으로 확인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고기록장치(EDR)의 데이터 분석 위주로 행해지는 조사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발생한 급발진 의심 사고의 경우, 운전자는 중상을 입고 동승한 손주는 사망에 이르렀는데 해당 사고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급발진 원인의 명확한 규명을 원하는 사회적 요구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운전자가 8년 넘게 손주들 등하원을 시키는 익숙한 길이었고, 큰 사고도 없었다는 점은 해당 사고가 운전자의 운전미숙이나 착오에 의한 것이 아님을 뒷받침한다.
허영 의원은 23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에게 해당 사고를 계기로 급발진 사고 대응체계의 근본적인 개선과 전환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급발진 사고 피해자들의 보상 문제는 ‘제조물책임법’의 개정을 통해 해결하더라도, 급발진 자체의 위험을 해소하려면 자동차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가 원인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허영 의원은 원 장관에게 “2012년 합동조사 이후 10여 년간 전자장치의 차량 통제 관여도는 더 높아져왔기에 다시 한 번 민관합동조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다만 “국토부가 그간 해왔던 방식을 고수한다면 결론은 과거와 똑같을 것”이라며, “급발진 원인 규명을 위해 조사방식을 다변화하고 향후 지속적인 연구와 실험 등 적극적인 조치와 제도개선 등을 통해 국민의 의구심과 불안감을 덜어드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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