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전투기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각)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페트로 파벨 체코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폴란드가 "향후 수일 내로" 소련제 미그(MIG)-29 전투기 4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겠다고 밝혔다. 두다 대통령은 이후 수리를 거친 뒤 전투기를 추가 인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인도될 총 전투기 수가 11~19대 가량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두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로 보낼 미그-29기를 대체하기 위해 폴란드에 한국산 FA-50 및 미국산 F-35 전투기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폴란드의 전투기 인도 결정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 원조의 새로운 차원"이며 전차에 이어 다시금 "루비콘강"을 건넌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폴란드의 발표가 다른 서방 국가들의 결단을 이끌어 낼지는 미지수다. 미국은 선을 그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폴란드의 결정은 "주권적"이며 "우리의 F-16 제공에 대한 주권적 결정에 영향을 미치거나 이를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지속적으로 F-16 전투기 제공을 요구하고 있지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달 미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전투기 지원을 배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다만 이번 지원은 전략적 중요성보다 상징성이 크다고 봤다. 매체는 유리 이흐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이 "미그-29기가 전장에서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는 말하기 어렵다"며 "이는 우리가 이미 소유하고 있는 소련제 항공기로 단지 특정 개량을 거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미, 러 전투기 충돌 영상 공개…"갈등 추구 안 해" 확전 경계
한편 16일 미군 유럽사령부(USEUCOM)는 이틀 전 흑해 상공 국제 공역에서 러시아 SU-27 전투기가 미 정보감시정찰(ISR) 무인기 MQ-9과 충돌한 영상을 공개했다. 기밀 해제 뒤 공개된 43초 짜리 영상을 보면 러 SU-27기는 미 MQ-9기를 향해 날아와 최소 2회 연료로 추정되는 물질을 분사한 뒤 충돌해 잠시 영상이 끊기고 이후 MQ-9기의 프로펠러가 손상된 모습이 보인다.
14일 미국은 러 전투기가 흑해 상공에서 미 무인기에 연료를 뿌리며 진로를 방해하고 충돌해 무인기 프로펠러가 손상되며 추락했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두 항공기 간 접촉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미·러 간 첫 물리적 충돌 발생으로 갈등 고조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다만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미국은 러시아와의 갈등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확전을 경계하는 태도를 취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사건에 관해 러시아에 사과를 요청한 바 없으며 영상 공개가 "미국이 국제 공역에서 계속해서 국제법에 따라 비행하고 작전을 수행할 것"을 분명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MQ-9기 잔해를 회수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징후를 감지하고 있지만 "어떤 유용한 것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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