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77주년을 맞은 한국노총이 윤석열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추진중인 '주 노동시간 69시간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노동개혁을 70년 전으로 되돌리려는 '역주행'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축사로 이를 반박하며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컨벤션홀에서 열린 창립 77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회계장부 제출 강요부터 주 69시간 노동착취 근로시간제까지 정부의 공격에 정면으로 투쟁하고 저항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흥겨워야할 한국노총의 잔칫날입니다만, 우리가 처한 현실과 고민에 대해서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지속가능한 한국사회의 미래와 희망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이명박․박근혜 보수정부를 합친거 보다 더 참담한 역진(逆進)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연장노동시간 관리 단위를 확대해 주 노동시간을 69시간으로 확대하려는 정부의 '노동개혁'에 대해 "노동법의 시간을 70년전으로 되돌려 놓고자 하는 역주행도 시도되고 있다"며 "노동자의 삶이 위협받을 때, 노동의 권리가 공격받을 때 나서고 싸우는게 노동조합의 역할이고 한국노총의 존재의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최근 불거진 일부 간부들의 일탈행위를 두고는 "조직내부의 소수의 일탈행위에 대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단호하게 척결하며 당당한 혁신의 길을 가겠다"면서도, "노동계 전체를 범죄집단으로 취급하고, 대화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대립의 시간과 강도는 길어지고 강해질 것"이라고 정부와의 대화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축사 이후 '노동개혁'을 이끌고 있는 이정식 노동부 장관이 축사를 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역주행' 주장을 반박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70년 전 공장법 시대의 낡은 노동법·제도를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바꿔나가고, 합리적인 노사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노사 모두의 불법·부당한 관행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노동법의 시간을 70년전으로 되돌려 놓고자 하는 역주행'이라는 주장을 폈던 김 위원장의 발언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이 장관은 "저는 정부의 노동개혁 정책들이 존경하는 영원한 위원장인 박인상, 이용득 위원장님이 늘 말씀하셨던 '현장과 함께, 국민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이라는 한국노총의 운동기조와도 일맥상통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도록, 노동운동도 과거의 성과나 관행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길을 모색할 때"라며 "한국노총이 조합원과 전체 국민을 위해 사회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결단과 책임 있는 역할을 해달라"고 한국노총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정부의 노동개혁을 언급하며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인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언급했는데, 이 자리에서 참석한 이 상임고문은 또다시 이 장관의 의견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 상임고문은 "정부가 경제, 정치, 인사, 외교실패로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니 책임을 전가하려고 노동을 개혁대상으로 내몰고 있다"며 "노동시간은 편법으로 길어지고 있고, 실질임금은 내리막을 걷고 삶은 피폐해지고 있다"고 노동개혁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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