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 해법에 대해 유권자 과반수가 반대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오차범위 내에서 소폭 하락했는데, 부정 평가 이유로 '강제동원 문제'를 지적하는 의견이 1위를 차지했다.
10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이 기관의 3월 2주차 정례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는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34%,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58%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는 지난주 조사 대비 2%포인트 하락, 부정 평가는 반대로 3%포인트 상승했다.
윤 대통령 국정지지도는 지난 연말 30%대 중반을 회복했지만 대통령실의 여당 전당대회 개입 논란으로 다시 30% 초반대로 떨어졌다가, 그 즈음 윤 대통령이 연이어 '노조 때리기' 발언을 내놓으면서 지지층이 결집해 2월 말경부터 다시 중반대로 올라섰으나 이번 조사에서 다시 하락 조짐이 나타났다.
주관식으로 조사한 직무수행 부정 평가 이유는 '대일관계·강제동원 배상 문제'(16%), '외교'(13%), '경제·민생·물가'(10%), '독단적·일방적'(6%), '경험·자질 부족 및 무능함', '소통 미흡'(이상 5%) 등이었다.
반면 긍정 평가 이유는 '노조 대응'(17%), '외교'(8%), '일본 관계 개선'(7%), '공정·정의·원칙', '결단력·추진력', '국방·안보', '주관·소신'(이상 5%) 등이 꼽혔다.
갤럽은 "이번 주 대통령 직무 긍·부정 평가 이유 양쪽에서는 일본과 외교 관련 언급이 급증했다"며 "지난주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뒤이어 정부가 내놓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 배상 방안에 대한 반향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병행 실시된 일본 관련 인식 조사에서는, 정부의 강제동원 문제 해법에 대해 '한일관계와 국익을 위해 찬성한다'는 응답은 35%에 그친 반면 '일본의 사과와 배상이 없어 반대한다'는 응답이 59%로 거의 60%에 육박했다.
'일본 전범기업들이 강제동원 피해자에게 직접 배상하는 대신 청년 등 미래세대 지원단체에 기부금을 낸다면 배상한 것으로 볼 수 있나'라는 질문에는 27%만이 '그렇게 볼 수 있다'고, 6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한일관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정부와 민간의 온도차가 컸다. '우리가 일부 양보하더라도 가능한 한 빨리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은 31%, '일본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서둘러 개선할 필요 없다'는 의견은 64%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가 식민지배 등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보는지 인식을 묻는 문항에는 '반성하고 있다' 8%, '그렇지 않다' 85%로 거의 일방적인 결과가 나왔다.
한편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8%, 더불어민주당 32%, 정의당 4%로 집계됐다.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 1월말 이후 35~39% 사이에서 큰 변동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8일 전당대회를 치렀다.
갤럽이 언론사 의뢰 없이 자체 시행한 이번 조사는 지난 8~9일 유·무선전화 무작위걸기(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한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면접(CATI) 방식으로 시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9.5%(총 통화 1만587명 중 1002명 응답 완료)였다. 설문지 문항 및 통계보정 기법 등 조사 관련 상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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