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가 '1호 당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진행됐다. 대회장에는 6000여 명의 대의원을 포함 1만여 명의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들어차 있었다.
이날 대회장에서 가장 시선을 모은 이는 물론 윤 대통령이었다. 오후 3시 20분경 대회장에 들어선 그가 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르는 동안 입장곡으로 뮤지컬 <레미제라블> 삽입곡인 '민중의 노래(Do You Hear the People Sing)'가 흘러나왔고 참석자들은 "윤석열"을 연호했다.
윤 대통령 인사말에 앞서서는 '윤석열 정부 업적과 성과'를 담은 3분짜리 홍보 영상이 상영됐고 사회자는 "윤석열 파이팅"이라는 구호를 선창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 전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나라의 위기, 그리고 당의 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절대 안 된다"며 "우리는 어떠한 부당한 세력과도 절대 주저하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우리 국민의힘 당내 선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우리 당 구성원 모두 첫째도 국민, 둘째도 국민, 셋째도 국민만을 생각하고 함께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 참석자들에게서는 연설 중 가장 큰 박수 소리와 가장 긴 "윤석열" 연호가 나왔다.
윤 대통령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은 국제사회에서의 우리의 생존과 국익뿐 아니라 헌법 가치인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와 직결된 문제다. 무너진 한미동맹을 재건하고 한일 관계를 빠르게 복원하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회장 인근에서는 시민단체 '전국민중행동'이 "굴욕적 강제동원 해법 무효",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라" 등 피켓을 들고 정부의 강제동원 배상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윤 대통령 퇴장시에는 이례적으로 청년층, 이른바 MZ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걸그룹 뉴진스의 '하입보이'가 연주됐다.
윤 대통령의 입·퇴장시 연주된 음악에 대해서는 정치권 안팎에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온 이준석 전 대표는 SNS에 "대통령 입장 음악으로 이걸 고른 사람은 윤리위 가야 할 듯"이라는 글을 올렸다. '민중의 노래'는 뮤지컬 및 동명 영화상에서 민중 봉기 장면의 배경곡으로, 그 가사 내용은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등이다. 다만 이날 윤 대통령 입장시에는 가창 없는 연주곡만 나왔다.
'하입 보이'는 최근 SNS에서 무슨 질문을 하든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라고 엉뚱한 대답을 하는 영상이 이른바 '밈(meme)'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주요 당직자들도 윤 대통령에게 초점을 양보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인사말을 하면서 "우리 당 1호 당원", "힘내라 윤석열" 등 윤 대통령을 향한 박수를 유도했고, 참석자들은 이에 윤 대통령 이름을 연호하며 함성을 보냈다.
이헌승 전당대회 의장은 대회사에서 "내일이 대선 승리 1주년"이라며 "여러분이 윤석열 핵심관계자"라고 말했다.
이날의 주인공인 당 대표 후보들은 앞서 영화 <어벤저스> 주제곡을 배경으로 대회장에 입장했다.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당 대표 후보들과 사회자가 토크쇼 형식으로 대담을 진행했는데, 김 후보는 좌우명을 묻는 질문에 "무릎꿇고 살기보다 서서 죽겠다"는 말을 꼽았고, 안 후보는 애창곡 한 소절을 불러 달라는 미션을 받아 '부산 갈매기'를 부르며 "너는 벌써 나를 잊었나"라는 소절로 노래를 끝마쳤다.
뽑기를 통해 정해진 질문에 대한 응답을 하는 방식이었지만, 공교롭게도 두 후보의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대회 시작 전 대회장 건물 밖에서는 지지자 간 응원 대결이 치열했다. 김‧안 후보 지지자들은 대회장 안으로 들어가는 두 개의 입구 앞에 각각 자리 잡고 두 줄로 길게 늘어서 지지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들의 손에는 "믿는다 김기현", "총선승리의 정석 당대표 안철수" 등 피켓이 들려있었다.
황교안 후보 지지자들도 방송차를 동원해 선전에 나섰는데 차량 위에 오른 이에게서는 '김기현 사퇴', '부정 경선' 등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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