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6일 보리, 밀 등 맥류에 생기는 붉은곰팡이 독소를 줄이기 위해 맥류를 재배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재배 조건을 소개했다.
붉은곰팡이는 맥류 이삭이 나오는 4월 이후 비가 많이 오거나 상대습도가 80% 이상인 날이 3일 이상 계속되면 발생할 확률이 높다.
붉은곰팡이에 감염되면 낟알 색이 변하거나 낟알이 차지 않고 곰팡이독소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붉은곰팡이가 생성하는 독소 중 하나인 니발레놀은 오염된 식품을 섭취한 사람이나 동물에 소화기 장애, 면역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하는 재배 조건은 농촌진흥청이 전라남‧북도의 맥류 재배 농가 42곳의 재배현황을 3년(2020~2022년) 동안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얻었다.
조사 결과, 맥류 종류, 맥류 씨뿌림 전에 심었던 작물과 그 잔재물 처리, 약제 살포 등에 따라 붉은곰팡이 독소인 니발레놀의 검출량이 달라졌다.
맥류 씨뿌림 전에 심었던 작물이 벼일 경우, 콩보다 붉은곰팡이 독소가 많이 발생했으나 볏짚을 제거하면 니발레놀 검출량이 적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쌀보리와 밀이 청보리와 겉보리보다 니발레놀 검출량이 적었으며, 약제를 1회 이상 뿌렸을 때가 안 뿌렸을 때보다 검출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맥류 씨뿌림 전 벼 잔재물을 제거하고, 이모작을 할 때 콩 등 붉은곰팡이 비기주 작물을 재배하면 맥류에서 발생하는 붉은곰팡이 독소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병 발생이 우려될 때는 붉은곰팡이 방제 약제를 최소 1회 이상 뿌릴 것을 권고했다.
농촌진흥청은 맥류에서 발생하는 붉은곰팡이 독소를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한 후속 연구로 붉은곰팡이 감염원 제거, 대항(길항) 곰팡이 발굴, 등록 약제의 곰팡이독소 저감 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연구 결과가 나오는 2025년 이후부터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유해생물과 이영구 과장은 "붉은곰팡이 독소는 맥류 품질을 떨어뜨리고 이를 섭취한 사람과 가축 모두에 해를 끼치기 때문에 재배 과정에서부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라며 "농업 현장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 방법을 찾고, 독소 저감 효과를 밝혀 현장에 보급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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