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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 맞은 친명·주류 부글부글 "이탈표는 정치적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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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뒤통수 맞은 친명·주류 부글부글 "이탈표는 정치적 기획"

내전 돌입 민주당…비명계 "37표는 빙산의 일각" 경고

대거 이탈표가 나왔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두고 민주당이 사실상 내부 냉전 상태에 돌입했다. 당 지도부는 "깊이 살피겠다"고 일단 자세를 낮추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친명(親이재명)계에서는 이탈표에 대한 노골적 불만이 나왔다. 반면 비명계에서는 전날 이탈표 37표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지도부가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이 대표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맞섰다. 

뒤통수 맞은 친명·주류 부글부글 "정치가 참 비정…이탈표에 정치적 의도, 기획 있다"

친명계 및 당 주류에서는 전날 표결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7인회' 김영진 의원은 2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가 참 비정하다", "원래는 비올 때 우산을 뺏거나, 더운 날 행군 할 때 물통을 뺏지는 않는다"고 당내 이탈표를 겨냥해 섭섭함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어려움을 같이하는 게 사실 정치의 기본이고, 그로부터 출발해서 신뢰와 단결을 통해 큰 집을 만들어 나가는 게 민주당의 전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이탈표의 의미에 대해 "체포동의안을 하나의 정치의 소재로 생각할 수도 있다"며 "그래서 일부 의원들께서 '이재명 체제에 대한 반발'이라는 표현도 했듯, 체포동의안이란 소재를 가지고 정치적 의사표시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 선거에 지니까 '모든 책임이 이재명이다' 이렇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제가 보기에는 대통령 선거에서 이겼으면 그 한숨과 비난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또 "이번 표결을 보면서 2009년 노무현 대통령이 이명박 정권 검찰 중수부의 말같지도 않은 조사에 의해서 비명에 가신 역사가 생각나더라"며 "지금은 이재명이지만 다음 타깃은 문재인이다. 이재명이 구속되면 다음 구속은 문재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거 역사를 한 번 되살펴보면서 어떤 방식으로 가는 게 제대로 된 민주당의 길인지 민주당 의원과 모든 지지자들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까지 했다.

민주당 검사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찌됐든 의총에서 이 문제를 당론으로 확정짓지는 않았으나 당론에 가까운, 그 직전에 규탄대회도 했고, 장외 국민보고대회도 했고, 박 원내대표가 정리한 것도 있었고, (의원총회에서) 결이 약간 다른 정도의 말씀을 하신 두 분조차도 '이번 표결만은 압도적으로 해야 된다'는 취지였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 상당히 놀랐다"며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이견이 드러나야지 그것이 노선의 차이인지 방법론의 차이인지, 설득이 가능한 것인지 (알수 있는데) 그것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정말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탈표를 던진 의원들이 뒤통수를 쳤다는 얘기다.

박 의원은 "적어도 이런 부분들에 대한 이의 제기를 투명하게 하셔야 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우리가 민주당답게 토론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박 의원은 또 '이재명 정치적 사망선고' 등의 표현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는 데 대해 "그건 국민의힘의 얘기이고, 민주당의 오랜 역사는 밟히면 더 강해지고 단결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향후 대응에 대해 "지금부터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허심탄회하게 한번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번 논의에서는 그러면 아예 부결 당론을 정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논의는 좀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당 대변인인 박성준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정한 (규모의) 표를 봤을 때 기획된 투표로 가지 않았느냐는 해석도 가능하다"며 이탈표의 배후를 의심하는 반응을 보였다. 박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자유발언이라든가 (하는 방식으로) 의견들이 충분히 교류가 되는 건데, 거기에서는 그런 의견이 없다가 표로 딱 나왔다는 것은 어떤 의도가 있지 않았나 이렇게 해석이 된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전날 표결 이후 이 대표의 반응에 대해 "상당히 의연하시고, 그것을 잘 받아들이면서 그렇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처럼회' 최강욱 의원은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그 정도까지는 아닐 거라고 믿고 싶다"면서도 "행여라도 지금 차기 공천을 생각해서 '현 지도부로는 내가 계속 정치를 하는 것이 위험하겠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이번에 나선 거라면, 그것은 소위 당의 분열을 유도하거나 염두에 두는 사람들이 박수를 칠 일이 될 터"라고 했다. 최 의원은 "오히려 결속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여기서 만약에 분당을 얘기하거나 당의 진로와 관련해서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한다고 하면 그것이 정치적인 이득이 되지 않고 당원으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원외의 최재성 전 정무수석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소위 비명이라고 불렸던 의원들도 의총이나 이런 데서 부결시켜야 된다고 얘기를 한 것 아니냐"며 "부결을 주장했던 비명계 의원들이 일종의 트릭을 했다는 얘기다. 해서는 안 되는 정치를 한 것"이라고 했다. 최 전 수석은 "'이재명으로는 안 되겠다', '이래서 어떻게 총선 치르냐'고 당을 걱정하는 게 진심이라 하더라도, 같은 당내에서 당 대표의 문제를 가지고 결과적으로는 거짓 행위를 한 것"이라며 "그럼 이게 불신이 되는데 당내에서 불신이 자리잡게 되면 뭘 해도 안 믿게 되고, 그럼 가장 저열하고 난폭한 충돌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박홍근 "표결 의미 깊이 살피겠다"…이상민 "설렁설렁 넘어가선 안돼"

지도부는 일단 공식적으로는 자세를 낮췄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 정치검찰의 부당하고 과도한 표적 수사에 대한 헌법의 정신과 균형을 지킨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다만 표결 결과가 우리 민주당이 의원총회에서 모은 총의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의 일로 당이 더 혼란이나 분열로 가서는 안 된다. 이번 일을 계기로 당의 단일한 대오를 위해 더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도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전날 표결과 관련해 "민주당의 내부적 이견 내지 당 대표에게 다양한 의사소통의 요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더 촘촘한 소통을 통해 당을 더 단단히 만드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사자인 이 대표는 이날 학교급식노동자 산재 관련 현장을 찾는 등 민생 일정을 소화하며 체포동의안 문제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이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이재명 잡느냐 못 잡느냐 이런 문제보다, 물가 잡고 경제 개선하고 사람들 삶을 더 낫게 만드는 문제에 많이 관심을 가져 달라"고만 했다.

비명계에서는 당 지도부의 이같은 반응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 대표의 대표직 사퇴 필요성에 대한 간접적 언급도 나왔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 "저변에 흐르는 분위기를 지도부가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구나 생각했다"며 "겉에 나온 숫자는 빙산의 일각이다. 물밑에 있는 얼음덩어리가 더 크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 사태를 해결해나가려면 사태를 엄혹하게 봐야지 낙관적으로 보고 각각 의원이 개별적으로, 충동적으로 했다든가, 우연에 의해서 했다든가, 또는 당 대표 지도부의 설득을 무시했다든가 이렇게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이 의원은 "좀 조심스럽지만 어떤 조치가 필요한 건 틀림없다"며 "설렁설렁 넘어가거나 '별일 없겠지', '다시 또 얘기해보면 되겠지' 이렇게 완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원내지도부로부터 "단일대오", "촘촘한 소통"이란 언급이 나온 것보다 시간적으로는 먼저였다. 

이 의원은 자신이 말한 '어떤 조치'가 이 대표의 사퇴를 뜻하는 것인지 묻자 "대체로 거론되는 것들이 그런 것 아니겠나"라고 부인하지 않으며 "이 대표가 억울하다 할지라도 자신의 문제 때문에 당이 부정적 이미지로 덧씌워지고 있는 만큼 당 대표로서의 책임도 있는 건 틀림없지 않나"라고 했다. 그는 "그 부분을 당 대표로서 어떻게 해야 되느냐"며 "지난번 상임고문들하고의 자리에서도 권노갑 고문께서 '선당후사'라는 말씀도 하셨지 않았나? 그런 말씀에 다 담겨 있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가 사퇴하면 대안이 있느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렇게 가서는 당도 다 송두리째 낭떠러지로 떨어진다는 걱정이 갈수록 더 깊어지고 있다"며 "리더십의 공백이나 혼란이 당분간 있을 수 있겠지만, 민주 정당에서 특정인에만 의존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도 했다. 

친명계 일부와 극렬 지지층의 반응에 대해 이 의원은 "(이탈표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의 걱정과 우려가 담긴 목소리이기 때문에 그걸 그냥 '당을 나갈 사람이다', '같이하지 못할 사람이다' 이렇게 치부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당을 나갈 사람들이면 당을 걱정을 안 하죠"라고 했다. 

국민의힘 "정치탄압 주장 허구임이 드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표 공격에 기세를 올리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가 자신에 대한 수사가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해온 것이 잘못된 주장"이라며 "민주당에서도 최대 38명이나 되는 분이 이 대표 주장에 동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현애살수(懸崖撒手)라는 말이 있다. 절벽에 매달렸을 때는 손을 놓고 과감하게 뛰어내려야지 떨어지지 않으려 아등바하다 보면 더 크게 다친다"며 "이 대표가 명심해야 할 말"이라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 주류인 유상범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표결을 놓고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비명계의 탄핵"이라고까지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 상정에 대한 신상발언을 마친 뒤 민주당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튿날 검찰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보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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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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