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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고양이 다음달 1일부터 제주도로 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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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고양이 다음달 1일부터 제주도로 반출

전길연, 30여마리 등록칩 삽입 후 마라도 주민에 입양

마라도를 오가는 뿔쇠오리 등 멸종 위기종을 습격하는 것으로 지목된 길고양이가 다음달 제주도로 옮겨진다.

▲마라도 고양이.ⓒ(=연합뉴스)

제주도, 제주동물보호단체 등에 따르면 다음달 1일부터 마라도에 서식하는 길고양이 70여마리 중 우선 40마리를 제주도로 옮긴다.

제주도로 옮겨진 길고양이는 건강 검진을 실시한 뒤 이상이 없는 개체는 제주세계유산본부에서 보호 및 관리하기로 했다. 마라도에 남아 있는 30여마리는 동물 등록칩 삽입 후 주민들이 입양하기로 했다.

지난 24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동쪽 절벽 잔디밭 주변에서 천연기념물 뿔쇠오리 4마리 사체가 발견됐다. 제주야생동물연구센터는 이들 사체가 마라도에 서식하고 있는 길고양이의 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세계유산본부는 이날 제주도청에서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이하 전길연)과 제주동물사랑실천혼디도랑, 제주도청동물복지팀, 제주동물위생시험소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마라도 길고양이 이주 방안에 대한 회의를 진행했다.

전길연은 회의에서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마라도 내 서식하고 있는 다양한 동식물이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 깊이 동감한다. 그러나 정확한 생태환경 조사 없이 단면적인 현상만을 보고 고양이가 뿔쇠오리 멸종 피해의 주범으로 특정된 건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전길연은 고양이 '반출' 이라는 단어 대신 '생명존중 이주'로 명명하기로 했다.

전길연은 "기후 변화, 먹이 부족, 매나 설치류에 의한 피해, 낚시줄이나 어망 등 다양한 피해 원인이 존재함에도 정확한 피해 현황 조사 없이 고양이를 주범으로 몰아 뿔쇠오리와 연관 지어 더욱 이슈화시킨 부분은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마라도의 경우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특수성이 고려돼 고양이 반출 결정이 됐으나, 자칫 이것이 다른 섬으로 번질까 우려된다. 선례로 남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뿔쇠오리는 2월 하순부터 번식을 위해 마라도를 찾는다. 그러나 이들 철새들을 보호할 만한 시설물은 설치할 수 없다. 마라도가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서 사람이 거주하는 구역 외에는 별도의 시설을 설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길연은 다음달 1일부터 마라도 길고양이들을 제주도로 이주시키기 위해 28일부터 포획틀 설치에 들어간다. 포획된 개체는 수의사가 건강상태를 확인한 후 건강에 이상이 있는 고양이들은 치료를 병행한 뒤 수용시설로 옮기기로 했다.

세계자연유산센터는 "처음에는 쥐잡이 목적으로 고양이를 마라도 내로 유입시켰지만 고양이 역시 이미 생태계의 일부라는 점을 고려해 적정 개체수(20여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센터 내에 고양이를 수용할 시설 완공까지 2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그때까지 임시 보호시설에서 관리 인력을 두고 관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마라도 내에 서식하는 고양이는 중성화가 95% 완료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성화된 고양이는 사냥 습성이 다른 개체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대학교는 지난 24일 마라도에서 전염병 여부 검사와 치료를 위해 길고양이 4마리를 포획했다. 포획된 개체는 야생동물에 해당돼 방사가 원칙이지만 치료가 완료돼 등록칩 삽입 후 집 안에서 키우는 조건으로 마라도 주민에게 입양을 보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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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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