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임명 28시간 만에 국가수사본부장직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를 두고 총공세에 나섰다.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수세에 몰렸던 민주당이 발화성이 큰 사안인 학교폭력 이슈를 고리로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예정된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거듭되는 인사 참사에 대해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면서 "법무부 장관 역시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져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인사 검증 기능이 완전히 작동 불능 상태"라며 "정상적 검증이 이뤄졌다면 임명 28시간 만에 낙마할 순 없다. 최악의 인사 참사"라고 직격했다.
그는 "그냥 (정 변호사의) 사임으로 끝날 일이 아니"라며 "정순신 학폭 및 인사 검증 실패 조사단 구성을 검토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 대표는 "학교폭력 피해자는 인생을 망치고 학교폭력 가해자는 여전히 승승장구하는 이 잘못된 현실을 반드시 고쳐야 한다"면서 "직접적인 학교폭력 피해뿐 아니라 소송과 전학 지연을 통한 2차 가해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도, 또 피해 회복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해명이 더 기막히다. 대통령실은 본인이 말하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고 하는데 인터넷 검색 한번 하면 나오는 것 아닌가"라며 "법무부는 대통령실 의뢰가 있을 때 검증한다고 하는데, 의뢰가 없어도 해야 하는 게 의무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모두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 멀쩡한 민정수석실을 폐지하고 투명성 운운하며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하더니 인사 검증에 아예 손 놓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인사가 만사라는데, 이 정권 인사는 온통 망사"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특히 정순신은 대통령 측근 검사 출신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과 사법연수원 동기라고 한다"면서 "검사들끼리 요직 독식도 모자라 특정 기수를 중심으로 국가권력 장악하는 '검사 하나회'까지 하는 것인가"라고 몰아붙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윤석열 사단의 정순신 전 검사가 국가수사본부장직에서 낙마했지만, '학폭 사태'를 둘러싼 국민 공분과 의혹은 더욱 커져만 간다"며 "정순신 전 검사 한 명의 문제로 치부해, 끝낼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은 들통나서 아쉽고, 여당은 '꼬리 자르기' 해서 다행이라는 거냐"면서 "국민 분노는 들불처럼 번지는데, 대통령실과 집권당의 안이한 인식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정 변호사 낙마 사태와 관련해 대통령실이 전날 "아쉬운 점이 많다"고 입장을 발표한 데 이어 국민의힘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논평한 점을 비판한 것이다.
그는 "국민이 '정순신 사태'에 분노하는 이유부터 우선 밝혀야 한다"면서 "아들의 학폭 사태 당시 검찰 고위직이었던 아버지가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학폭 전력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가해자가 서울대에 입학할 수 있었는지 제대로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주말 '정순신 사태 진상규명 TF'를 가동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면서 "우선 오늘 우리당 교육위원들이 서울대 입학 과정에 제기된 의혹을 중심으로 질의하고, 유관 상임위 간사단 회의부터 가질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TF 가동과 함께, 법사위와 운영위에서 부실 인사검증과 검사 고위직 시절 아빠 찬스 여부, 인사 참사의 총체적 책임 등을 분명히 따져 물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국민 분노가 파도를 넘어, 해일이 되고 있다"면서 "정부·여당도 변명할 궁리 버리고, 당장 3월 임시회에서부터 해당 진상이 낱낱이 규명되도록 적극 협조하기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 인사검증 라인의 '검사 편향'과 '총체적 부실'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 참사에 직접 책임을 지고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검사라는 직업이 다 뇌물 받고 하는 직업이다', 학교폭력 가해자 정순신 아들이 검사인 아버지를 자랑하며 친구들에게 했다는 말"이라면서 "대다수 성실하고 청렴한 검사들을 싸잡아 모욕하는 주장을 검사 아버지를 둔 아들이 아무렇지 않게 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사라는 직업의 명예 회복 위해 미꾸라지 한 마리 온 웅덩이 흐리게 놔둬선 안 된다"며 "(정 변호사가) 대학 입시 업무에 방해를 안 했는지 철저히 수사로 진실을 밝혀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경찰도 충분히 수사 능력이 있고 사법고시를 패스한 변호사 출신 경찰 간부가 많이 있다"면서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의 또 하나의 폭거이며, 검찰의 끼리끼리 해먹는 인사 참사"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정 변호사 자녀의 학교폭력 논란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회의에서 정 변호사 논란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았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논란이 계속 이어진다'는 지적에 "사퇴 절차가 이뤄진 것으로 매듭지은 걸로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