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과 양곡관리법 개정안 처리가 국회 본회의에서 예정된 27일, 여야 간에는 전운이 감돌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고 쌀값 안정 등을 위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하고, 민주당이 추진 중인 양곡관리법과 간호사법 , 노란봉투법을 한데 묶어 '민생 입법'이 아닌 '득표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해 "오늘은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이 1년 전 대통령의 경쟁자였고 지금은 원내1당인 야당 대표를 구속하기 위해 '사법살인을 시도한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동시에 부당한 정치적 탄압을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 연대로 단호히 막아선 날'로도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퇴행적 검사정권의 폭정'을 맞닥뜨리고 있다"며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법치는 오로지 자기 가족을 지키는 데만 유능하며, 정적에게는 '망나니 철퇴'를 가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당당하게 막아내겠다"며 "민주당은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자들이 지켜온 정당답게, 윤석열 검사독재정권의 폭정을 저지하고, 역사의 후퇴를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초과 생산이나 쌀값 하락 시 정부가 쌀을 의무 구입하게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그동안 양곡관리법을 놓고 농민 대표들, 국회 농해수위, 정부·여당, 국회의장까지 모든 의견을 수렴해왔다"며 "이번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각자 조금씩 양보를 거듭해 모두를 위한 방향으로 진일보한 민생법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여당은 법안 심사과정에서 그저 '안 된다'만 반복했다. 손 놓고 있는 정부·여당을 대신해 민주당이 여러 입장을 중재해 최종안을 만들었으면 고마워해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라며 "그런데도 정부는 오히려 대통령 거부권을 내세워 야당을 겁박하고 여당은 국회 문 닫을 궁리만 하고 있으니 한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쌀값 안정과 농사소득 보전이 시급한 상황에서, 그리고 올해 쌀 재배 면적의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법안 처리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민주당은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민생입법인 '양곡관리법' 수정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대해 "1987년 체제를 탄생시킨 민주화 운동권 세력이 집단 망상에 사로잡혀 기괴한 선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며 "오늘 우리는 386 운동권 세력의 초라한 몰락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을 등친 '토착비리 부정부패'를 눈감아 주는 행위는 주권재민에 대한 배신이자 범죄"라며 "민주당의 주축인 운동권 출신 586 정치인 가운데 누구 하나 이재명의 토착비리 부정부패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서슬 퍼런 권위주의 정부에 목숨 걸고 대항했던 어제의 586 민주 투사들이 오늘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당 대표가 쥐고 있는 공천권에 목을 맨 것인가?"라며 "훗날 사람들은 2023년 2월 27일 본회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1987년 체제의 운영을 끝장 냈다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민생법안' 에 대해서도 정 위원장은 "민주당이 양곡관리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날이 오늘"이라며 "간호사법과 노란봉투법의 본회의 직회부 의지도 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란봉투법은 민노총이 오래전부터 요구한 법안인데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였지만 손 놨다"며 "본회의에 직회부한 간호법 역시 문재인 정권 내내 관심 없다 야당이 되자 갑자기 단독 처리에 부랴부랴 나섰다"고 비판했다.
그는 "무늬만 민생입법을 강행하는 민주당의 진짜 목적이 뭔가"라며 "본인들 표를 얻기 위한 것인지 국가 장래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국민은 다 안다. 이쯤에서 그만 멈춰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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