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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체포동의안 정국’…민주, 표 계산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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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체포동의안 정국’…민주, 표 계산 ‘노심초사’

‘부결 당론’ 어려울 듯…긴급 최고위 열어 대응방안 논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16일 검찰의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민주당은 "검찰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등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당 지도부는 '일치단결'을 주장하며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당 내 이탈표 가능성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 도중 영장 청구 소식을 전해들은 후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오로지 야당 대표를 정적으로 제거하려는 것, 그 목적에 충실한 정권의 하수인으로밖에 확인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국민 심판의 길을 재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원, 당원, 국민과 함께 상식의 입장에서 견결하게 싸워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을 무력화하고 대통령의 정적을 제거하려는 전대미문의 폭거"라며 "윤석열 검찰의 야당 탄압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대표와 민주당은 결코 무릎 꿇지 않고 일치단결해 오직 진실과 정의를 지키기 위해 국민과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지도부가 아닌 의원들도 친이재명계를 중심으로 SNS상에 검찰과 정부 여당을 비판하는 글을 쏟아내고 있다.

친명계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의 김용민 의원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결국 정치 집단인 검찰을 구속하게 될 것"이라며 "정치 검사들이 끝내 패할 것"이라고 했다.

이해식 의원은 "검찰의 수사가 0.73% 차이로 패한 대선후보였던 사람에 대한 정치 보복임을 이미 규정했다"며 "부당하게 탄압받는 흙수저 출신의 야당 대표가 또 한 번의 억울한 조리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윤호중 의원도 "오락가락하는 제3자의 진술 외에 아무런 증거도 없이, 배임이니 제3자 뇌물이니 검사의 법률해석만으로 청구한 누더기 영장"이라면서 "검찰이 정치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렇게 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박찬대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은 앞서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장 청구는 강하게 표현하면 미친 짓"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관악구 조원경로당에서 난방비 지원 점검 방문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편 이날 검찰은 위례 신도시·대장동 개발 특혜와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제1야당의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연합뉴스

검찰이 실제 구속 영장을 청구하면서 이제 모두의 관심은 국회 본회의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모이고 있다. 이 대표를 '범죄 혐의자'로 규정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이 대표를 검찰 탄압의 '희생자'로 보고 있는 민주당의 '표 대전'이 열리는 셈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 입성하면서 불체포특권을 갖게 됐다. 이로 인해 이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선 법무부가 국회로 체포동의안을 보내 동의를 얻어야 한다.

안 수석대변인은 "(체포동의안이) 국회 일정상으로는 24일 본회의에 보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 표결은 본회의 보고 후 24시간부터 72시간 이내 표결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 25일에서 27일 사이 잡혀있는 본회의 일정이 없어 여야는 본회의 추가 개최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체포동의안 정국이 열리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표 계산에 여념이 없는 상황이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는데, 현재 국민의힘(115석)과 정의당(6석),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체포동의안에 찬성하고 있어 만일 민주당 안에서 28명의 이탈표가 나올 경우 체포동의안은 가결될 수 있다.

비(非)이재명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지난 13일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에 대해서 찬성을 넌지시 내비치는 의원도 꽤 있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 일각에선 이러한 상황을 우려해 당론으로 부결을 시키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진성준 원내부대표는 지난 13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마땅히 부결한다는 것이 당의 총의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의원들의 총의가 그런 것이라면 당론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3일 비공개 회의에서는 당 전략위 차원에서 작성한 '당론 부결' 방안이 보고 안건으로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당론 부결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부작용만 크고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1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당론으로 정하는 게 오히려 부작용이 크고 되레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찬반 토론을 하고 대다수가 찬성할 때 당론으로 채택이 가능한데 반대하는 일부 의견이 갈등이 큰 것처럼 언론으로 보도된다"고 설명했다.

당론 채택의 효과도 없을 것이라고 봤다. 김 의원은 "어렵게 당론으로 채택을 하면 당론 채택이 효과가 있고 관철시킬 수 있냐"며 "무기명 비밀투표라 실제 찬성표를 던졌는지 반대표를 던졌는지 확인하기도 어렵고 그것을 강제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도 같은 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인사에 관련된 표결이기 때문에 무기명 투표"라며 "누가 하는지도 모르는데 굳이 당론으로 채택해서 할 필요가 있느냐는 정도의 의견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의원은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13일 회의에서 당론 부결 방안이 검토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날 논의 테이블에 다양한 방안이 올라왔다. (당론 부결과) 반대되는 이야기도 있었고, 정말 다양한 이야기 중 하나에 불과했던 것이기 때문에 당론 부결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부결 당론 방안이 논란이 되자,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16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공식적으로 당론 채택과 관련된 논의는 이뤄진 바 없다"고 했다. 그는 "다만 민주당의 대표, 야당 대표 탄압에 대해 다수 의원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실지는 너무나 명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당론 부결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사자인 이 대표 또한 비공개 회의석상에서 당 내에서 '당론 부결' 방안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굳이 당론으로 할 필요가 있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당론 부결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하고 대신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의원들을 만나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주부터 김종민, 이원욱 의원 등 비명계 의원들을 잇따라 접촉했는데, 이와 같은 이 대표의 행보는 '표 단속'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라이브 방송에서는 "수박(앞뒤가 다르다는 취지로 비명계를 조롱하는 용어)이란 단어를 이제 그만 썼으면 좋겠다. 거기에 상처받는 분들이 너무 많다"고 말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후 1시반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의원총회는 당 내 분위기를 살핀 후 추후 일정을 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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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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