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그룹 전 재경총괄본부장이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13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전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쌍방울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는 이날 예정됐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앞두고 "성실하게 조사받겠다"며 검찰에 영장실질심사 참석 포기서를 제출했다.
이는 앞서 김 전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반성하는 차원"이라며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한 것과 같은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의 영장실질심사 포기에 따라 법원은 김 씨에 대한 별도의 심문 없이 관련 기록 등을 검토할 예정으로,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는 이날 늦은 오후 또는 내일(14일) 새벽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지난 12일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기적 부정거래 등 자본시장법 위반, 회사 자금 횡령, 비상장 회사에 대한 부당지원 등 배임 혐의로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김 씨는 김 전 회장 등과 공모해 2018~2019년 쌍방울 그룹 계열사에서 3차례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김 전 회장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SPC) 두 곳에서 대북송금 비용을 조달하는 과정에 관여하고, 2019년 김 전 회장이 북한 측에 800만 달러(북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 경기도지사 방북비용 300만 달러)의 자금을 전달하는 과정도 공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쌍방울 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자 김 전 회장 등과 함께 해외로 출국해 도피행각을 벌이던 중 같은 해 12월 초 태국에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이후 국내 송환을 거부하며 소송을 벌이다가 지난 7일 현지 법원에서 불법체류 혐의 등으로 벌금 4000밧(15만 원)을 선고받자 항소를 포기한 뒤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혀 지난 11일 국내로 송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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