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월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해 "눈 떠보니 후진국", "민생·외교·안보·안전·인사 5대 참사" 정부로 규정하며 맹비난을 가했다. 특히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 대통령실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논란을 들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행태"라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 연설에서 "영국 <이코노미스트> 조사 결과, 우리나라 2022년 민주주의 지수가 무려 여덟 단계나 강등했다"며 "야당은 물론 같은 당 동지도 '적'으로 규정한 '오징어게임 프론트맨' 윤석열 대통령의 공포 정치, 너무나 섬뜩하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의 이 대표 등 수사에 대해 "'검사가 수사권 가지고 보복하면 그게 깡패지, 검사냐'. 6년 전 윤석열 국정농단 특검팀장의 이 말은 대통령이 되자 180도 달라졌다"며 "대통령이 검찰권을 사유화하고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남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검찰이 피의사실을 흘리고 언론플레이를 통해 피의자로 낙인찍은 후, 무차별 압수수색, 소환과 기소가 뒤따른다. 답정너 결론을 향해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는 윤석열 검찰은 권력 남용의 끝판왕"이라며 "(반면) 대통령 자신과 가족만 예외가 되는 '선택적 법과 원칙'"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야당 수사, 정적 탄압에는 물불 가리지 않으면서 김건희 여사 앞에서만 작아지는 윤석열 검찰"이라며 "야당 대표는 불송치 결정이 끝난 사건도 들춰내면서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은 새로운 증거가 쏟아져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급기야 전직 검사 출신 곽상도 전 의원의 50억 뇌물수수가 무죄라는 판결까지 나왔다. 대통령이 입이 마르고 닳도록 주장했던 '공정과 상식' 은 대체 어디로 갔느냐"고 했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판결은 부실한 검찰수사와 어정쩡한 재판부가 합작한 결과"라며 "검찰과 재판부, 대통령실이 삼위일체가 되어 김건희 구하기에 나섰다. 대체 누가 대통령이냐? 불소추 특권이 김건희 여사에게도 적용되느냐? 김건희 여사는 죄가 있어도 신성불가침이냐?"고 공세를 폈다.
그는 "이제라도 성역 없는 수사로 무너진 사법정의를 바로잡아야 한다. 남은 길은 특검뿐"이라며 "국민들도 김건희 여사 특검 도입에 압도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에 관한 '국민특검'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尹의 오징어게임"
박 원내대표는 이례적으로 상대 당인 국민의힘 전당대회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용산의 여의도출장소로 전락한 집권여당은 '윤심'살피는 데만 혈안이 되어, 민심을 외면한 지 오래다. 입법부를 행정부의 하급기관쯤으로 생각하는 대통령에 맹종하기 바쁘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을 위한 전당대회"라며 "구시대의 당 표 지명대회로 전락한 집권여당의 막장 전당대회는 지켜보는 것조차 힘겹다. 처음엔 국민과 당원이 직접 뽑은 이준석 대표를 찍어내더니, 여론조사 1위로 부상한 나경원 전 의원을 반윤으로 몰아 주저앉혔다. 민 지지가 높았던 유승민 후보마저 무의미하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제 마지막 한 명, 안철수 후보만 사라지면 '국민의힘 판 오징어게임' 완성된다"고 하고는 윤 대통령을 '프론트맨'으로 지목했다.
그는 "'대통령과 당대표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냐?' 대통령 정무수석의 발언에 온 국민이 경악했다"며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은 국민이 선출한 독립된 헌법기관이지 대통령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어코 꼭두각시 대표를 앉혀 공당을 쥐락펴락하겠다는 발상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절대 용인될 수 없다"며 "여당을 주머니 속 공깃돌처럼 여기는 대통령의 당무 개입, 즉각 중단하시라"고 일갈했다.
야당과의 협치 부분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대통령은 직선제 이후 짧게는 취임 당일에, 길게는 110일 만에 야당 대표를 만나 국정을 의논했지만 윤 대통령은 취임 후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야당 지도부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더 좋은 정치로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야당과 여당은, 협력의 대상이지 적이 아니다"라며 "대선 경쟁의 불편한 상대였다는 해묵은 감정과, 피의자라서 만날 수 없다는 검찰총장 같은 핑계는 모두 내려놓고 위기 극복을 위해 직접 협조를 구하는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윤석열 정부의 행태는 입법·사법·행정에 이은 제4부, 언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며 "도어스테핑은 설화만 양산한 채, 6개월만에 자취를 감췄다. 언론을 내 편과 네 편으로 가르고 적으로 간주한 언론사엔 노골적인 보복을 감행했다. 국세청 세무조사, 검찰 고발, 민영화, 출연금 삭감 등, 언론 통제를 위한 수단과 방법도 가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인재가 검사밖에 없나", "노조가 적이냐"…민주당이 말하는 尹정부 '5대 참사'는?
박 원내대표는 "1년도 안 된 정부, 9개월 내내 참사란 참사가 이어지며 국민은 단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다"며 "복합경제위기에 안일함과 무능으로 국민의 삶을 도탄에 빠트린 '민생·경제 참사', 비속어와 실언으로 국익과 국격을 훼손한 '외교 참사', 강릉 낙탄 사고, 북한 무인기 침투 등 구멍 뚫린 '안보 참사', 끝내 159명의 소중한 생명을 희생시키고야 만 '안전 참사', 그런데도 여전히 사적 인연만 챙기는 불공정·몰상식의 '인사 참사'까지, 윤석열 정부의 5대 참사는 지금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주 교육부장관 보좌관에 현직 검사가 임명됐다. 도대체 대한민국에는 검사밖에 인재가 없느냐"며 "인사가 만사라는데, 검사와 사적 인연만 챙기는 윤석열 정부", "미운 놈은 모조리 찍어내고, 내 식구는 무조건 감싸고 돈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 "159명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지 못했으면서 재난안전 주무장관으로서 책임지지 않는 이상민 장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유족과 국민의 거듭된 파면 요구를 끝까지 거부한 윤석열 대통령. 지금 우리에게 국가가 있나"라고 한탄했다.
그는 "대통령의 국회 무시 행태가 도를 넘고 있다"며 "지난해 예산안 처리 과정을 떠올려보라. 본격적인 심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대통령은 '준예산' 운운하며 엄포 놓기에 바빴다"고 했다. 이어 "국회가 국민 뜻을 대신해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켜도 대통령은 곧바로 거부한다. 국민 다수가 찬성하는 이상민 장관 탄핵안 통과도, 대통령은 '다수결의 횡포'라며 왜곡한다"고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은 위기에 처한 민생을 보듬고 소외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국민 전체를 바라보고 생각이 다른 국민까지 보듬어야 한다"며 "하지만 생존권을 향한 노동자들의 절규에 강경 대응으로만 일관하는 윤석열 정부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을 '적'으로 간주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노동자와 노조도 국민"이라며 "대통령이라면 이들을 대화의 상대로, 경제위기를 같이 극복해 나가야 할 동반자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직접 만나 사과하고 상처를 보듬어 달라.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비극적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가족이 요구하는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생 대책과 관련해서는 "온 국민이 '난방비 폭탄'을 맞았다"며 "난방비 폭탄에도 윤석열 정부의 첫 대응은 전 정부 탓이었다"고 비판헀다. 그는 "민주당이 제안한 '30조 원 긴급민생프로젝트', '7.2조 원 에너지 물가지원금'이라도 신속하게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그밖에 △제2의 국회선진화 △횡재세 도입, 양곡관리법·중소기업협동조합법 처리 등 경제민주화 입법 △한국판 IRA법 등 탈(脫)탄소 생태문명 △저출생 해법으로 '연대관계등록제' 등 생활동반자 제도 도입 △대북 긴장관계 완화 등을 그는 민생 과제로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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