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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 흔적 지우기' 한창인 경기교육청?

'4·16홀 → 대회의실' 등 전임 교육감 때 명명된 회의실 명칭 대거 변경

경기도교육청이 평화 통일의 염원을 담거나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지난 10년 가까이 사용해 온 회의실의 명칭을 최근 갑작스럽게 교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전임 교육감 흔적 지우기’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해 9월 남부청사 내 회의실 4개와 강당 2개의 명칭을 각각 소·중·대 회의실과 대강당 및 영상회의실 등으로 일제히 변경했다.

변경된 회의실과 강당의 기존 명칭은 이재정 전 교육감의 취임 직후인 2014년 9월 명명된 △4·16홀 △소암실 △홍낙선실 △신풍실 △다산관 △방촌홀 등이었다.

▲2014년 9월 도교육청이 교육적 의미를 담아 청내 회의실 및 강당의 명칭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황희 정승의 호를 따 명명됐던 남부청사 내 ‘방촌홀(기존 명칭 ‘소강당’)’이 임태희 교육감의 취임 이후 ‘중회의실’로 변경돼 있다. 노란색 원안은 기존에 ‘방촌홀’이 표기됐던 현판.(현재는 ‘방촌홀’ 글씨가 지워져 있다.) ⓒ프레시안(박종현)

해당 명칭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을 기리는 의미를 담은 ‘4·16홀’과 한글 점자를 개발해 시각장애인의 교육에 앞장선 박두성 선생의 호를 딴 ‘송암실’, 초대 경기도교육감의 이름을 딴 ‘홍낙선실’ 등 각각 깊은 의미가 담겼다.

교육감의 취임 기자회견 등 도교육청의 굵직한 행사들이 주로 열렸던 ‘방촌홀’은 공무원의 표상이 되는 황희 정승의 호를 빌려 명명됐으며, 이 같은 명칭들은 모두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공모를 통해 결정다.

도교육청은 또 같은해 10월 말에도 북부청사 내 위치한 △김대중홀 △천보실 △해밀실 △연암실 △다솜실 △목민홀 △율곡홀 등의 명칭도 1·2·3·4회의실과 대강당 등으로 바꿨다.

북부청사의 경우 ‘김대중홀’은 휴전선과 인접한 통일의 관문에 위치해 있는 점을 고려해 6·15 남북 공동성명을 이끌어 내는 등 남북관계의 진전을 위해 노력해 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기리고자 붙여졌으며, ‘해밀실’은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딛고 희망을 품자는 의미로 ‘비가 온 뒤 맑게 갠 하늘’이란 뜻을 담는 등 모두 지명이나 경기북부 출신의 역사적 인물에서 따온 명칭으로, 남부청사와 마찬가지로 직원을 대상으로 한 공모와 투표절차를 통해 결정됐다.

그러나 임 교육감의 취임 이후 이뤄진 명칭변경으로 인해 현재 도교육청 남부청사의 각 회의실은 명패까지 모두 변경된 명칭으로 교체된 상태다.

북부청사는 현재 진행 중인 스마트오피스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공사가 완료되는 오는 3월 말 새로운 명칭이 적힌 명패가 부착될 예정이다.

이처럼 지난 10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교육적 의미를 담아 사용해온 회의실 등의 명칭이 신임 교육감의 임기 시작 3개월여 만에 교체되면서 ‘전임 교육감 흔적 지우기'의 일환이라는 내부의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임 교육감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만큼, 4·16홀과 김대중홀 등 기존 회의실과 강당의 명칭이 다소 진보적 색채로 비춰질 수 있는 만큼, ‘13년 진보교육 흔적 지우기’를 위해 임 교육감이 직접 명칭 변경을 지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된 상황이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한 근거로는 앞선 2014년 회의실과 강당 명칭 변경 당시 이 같은 사실을 알리기 위해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던 것과 달리, 최근 명칭 변경 시에는 일체의 보도자료 배포 또는 언론브리핑 등 어떠한 안내도 없었던 점이 제시됐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도교육청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기존의 회의실과 강당의 명칭이 외부 방문객들에게 불편을 야기한다는 내부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담당부서에서 검토한 결과를 토대로 명칭 변경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기존 명칭이 위치나 용도를 인지하기 어려워 외부 방문객들이 불편을 호소한 바 있어 지금처럼 이해하기 쉽게 바꾼 것일 뿐”이라며 “담당 부서 내부에서 명칭 변경을 처음 고민했던 것으로, 임태희 교육감이 개입된 '전임 교육감 흔적 지우기'라는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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