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5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안성시 저온 물류창고 신축공사 현장 추락사고는 안전규정을 무시해 발생한 전형적인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안성사고 전담수사팀은 26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원청업체인 SGC이테크건설과 하청업체인 삼마건설·제일테크노스의 현장소장 및 감리업체의 상주감리 등 책임자 4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1시 5분께 해당 신축현장 4층에서 콘크리트 타설 작업 중 가설 구조물(거푸집)이 아랫층으로 내려앉으면서 근로자 5명이 10여m 아래로 추락해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안전조치 의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콘크리트 타설 작업 시 설치하는 거푸집을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잭서포트(동바리의 일종)를 임의로 2단으로 연결해 작업하는 과정에서 잭서포트가 콘크리트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또 사고 당시 타설 순서를 지키지 않고 ‘밀어치기’ 방식으로 콘크리트 타설을 한 것도 하중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는 편심(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는 것)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장자리부터 순서대로 타설이 이뤄져야 하지만, 해당 현장에서는 콘크리트를 한쪽에 들이붓는 식으로 타설 작업이 이뤄져 하중이 한쪽에 몰렸다는 것이다.
한편, 경찰은 현장에서 불법 재하도급 및 품질관리인 미배치 등 여러 불법 사항을 발견, 구속영장 신청 대상자 외에도 SGC이테크건설 및 제일테크노스 대표 등 13명을 형사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직후 총 50명 규모의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약 3개월간 수사를 진행, 이들 업체가 공사기간의 압박 속에서 다수의 관련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채 공사를 진행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구속영장을 신청한 피의자들의 신병 처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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