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대해 "언제까지 우리만 지킬 건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26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북한 무인기 사태 관련 현안질의에서 "9.19 합의에 대한 효력 정지라든지,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될 사안이 맞다"면서도 "9.19 합의 같은 경우에는 양측이 상호 준수하는 모습이 보여져야 되는데, 언제까지 우리만 지킬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되는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경기 파주가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의원은 "이번 (무인기) 사태로 인해서 또 얘기가 나오는 게 9.19 군사합의의 중단이라든지 또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나 전단살포 문제 등"이라며 "저는 접경지역에서 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걱정이 많다. 이런 것에 대해서는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이 장관은 이에 "(군의 대북)확성기 방송 같은 경우 당연히 신중하게 판단을 할 것"이라면서도 이같이 답변하고, "민간 영역에서 하는 (대북)전단 살포는 통일부 차원에서 조치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저희 군에서 그 사람들을 어떻게 제지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이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전단 살포를 하게 되면 접적, 접경 지역에서는 정말 힘들고, 그로 인해서 군사적인 긴장이 상당히 고조된다"며 재차 신중한 접근을 당부하자, 이 장관은 "접경지역 우리 주민 들의 안전, 불안감도 충분히 저희들이 고려하는 요소에 포함돼 있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오후 질의에서 "이번 북한 무인기 무력 도발은 9.19 합의 위반이 맞지 않느냐"며 "북한은 그동안에 남북 간 불가침 합의를 파기시켰고, 6.4 합의도 파기했고,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파기까지 했다"고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북한이 9.19 군사합의를 파기할 시도가 보이느냐. 파기할 것 같느냐"고 물었고, 이 장관은 이에 "공식적으로 파기다, 이런 선언보다는 실질적으로 지금 무효화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계속 지키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효력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만약 북한이 추가로 도발한다면 대북 확성기 방송이라든지 시각매개물, 전단 살포 재개 등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에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가 된다면 우리 군에서 즉각 재개가 가능한가"라고 이 장관에게 물었고, 이 장관은 "준비는 돼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즉각 재개 가능할 수 있도록 장비 관리도 잘하시고 장병 교육훈련 등 상시 대비 태세를 잘 유지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부터 무인기 대응 전략을 보고받는 자리에서 "북한이 다시 이같이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이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시 "9. 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검토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행정수반이자 국군 통수권자로서의 결단"이라며 "저강도 무인기 도발에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이 없도록 국군 통수권자로서 단호한 대비 태세를 주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9.19 남북 군사합의는 지난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평양 공동선언의 부속 합의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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