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측이 경쟁 상대인 김기현 의원을 겨냥해 "공포 분위기", "경직된 분위기"의 당을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측은 전당대회 결선투표에서 '수도권 연대'가 이뤄질 수 있다고도 재차 주장했다. 김 의원을 상대로 한 국민의힘 당권주자 간 연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안철수 의원은 20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의원이 안 의원과도 손 잡을 수 있다 했다'는 질문에 "저는 정치에서 무슨 김장연대, 또 연포탕 이런 말장난 자체가 국민들에게 굉장히 큰 실례라고 생각한다"고 김 의원 비판으로 답했다. 안 의원은 이어 "정치인들은 말이 아니라 발을 보라는 말이 있지 않나"라며 "행동이 중요한 건데 당내에 보면 공천에 대한 공포 분위기 때문에 함부로 다른 의원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분위기가 있다. 이런 분위기 누가 만들었나? 김 의원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그런 말장난 같은 건 그만하고 정말 실제로 공정하게 이번 전당대회를 당원들의 축제의 장으로 만들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부연했다.
김 의원이 대선 주자급 정치인인 안 의원을 겨냥한 듯 "차기 대선 출마 없이 총선에 매진하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안 의원은 "총선에서 지면 대선도 없는데 지금 대선 걱정한다는 게 너무나 한가한 소리 아니겠나"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지난 2016년에 문재인과 결별한 다음에 계속 같은 야당으로서 공조하면서 민주당과 싸워왔다"며 "지난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만 하더라도 정권교체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제 몸을 던져 그 선거를 승리로 이끌면서 정권교체 가능성을 만들었고, 그 다음에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해서 정권교체를 이뤘다"고도 했다. 이 역시 "타지에서 사시던 분"이라며 안 의원의 정치 이력을 문제 삼은 김 의원을 향한 반격으로 해석된다.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박종희 전 의원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을 향해 멀윤, 따윤, 왕따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원내에서 나 전 의원을 돕는 분이 없나'라는 질문에 "실제로 지금 (의원들이) 굉장히 경직된 분위기"라며 "하도 몰아치고 줄을 세우고 이러니까"라고 당 주류인 친윤계의 지지를 얻고 있는 김 의원을 비판했다.
박 전 의원은 이어 "(나 전 의원이) 굉장히 외롭고 힘든 처지라고 보면 된다"며 "저희도 그렇지만 안철수 의원 (당 대표 선거 캠프) 출정식에도 현역 의원이 두 분밖에 안 갔다는 것도 그런 기류를 반영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안 의원 캠프 출정식에는 현역 의원 중에는 이명수·이용호·지성호·최연숙 의원 등 한 자릿수 의원만 참석했다. 지난 9일 김 의원 캠프 출정식에는 박수영·배현진 등 현역 의원 약 40명이 모였다.
안 의원과 나 전 의원 측은 결선 투표에서 '수도권 연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안 의원은 '박 전 의원이 안 의원과 연대할 수 있다고 했다'는 질문에 "연대 이전에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수도권이라고 여러 번 말씀드렸다"며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시사했다.
박 전 의원 역시 "예선에서는 개인 대 개인의 연대는 불가능하다"면서도 "그렇지만 수도권 필승론 등 이런 가치나 방향에 대한 연대는 가능하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박 전 의원은 "예선 끝나고 결선에서 '누구든 승자를 밀어주자' 이런 조건부 연대나 이합집산이 굉장히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지금 현재 안 의원과 나 전 대표의 직접적 교감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도 덧붙였다.
안 의원과 나 전 의원 측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받고 있는 김 의원 측은 '수도권 연대' 가능성을 깎아내리며 반격을 꾀했다. 김 의원 캠프의 윤희석 공보총괄본부장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나 전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과 안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이 어느 지점에서 정치적 연대가 가능한가? 딱 하나가 수도권에서 정치한 분들이라는 것밖에 없지 않나?"라며 "그런데 그 이후로 양측 지지자들이 한쪽으로 지지를 모을 수 있겠나? '이분들이 어디서 정치했고 어떤 계기로 정치에 들어왔나' 이런 점을 볼 때 유사한 점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윤 본부장은 이어 "(결선 투표 연대는) 기계적으로 김 의원을 제외한 다른 후보들 지지율 덧셈을 해서 한 후보의 지지율로 합쳐진다는 이야기다. 그러면 다른 후보들의 지지자가 두번째 선택을 해야 한다"며 "'(지지자들이) 우선적으로 선택했던 후보가 탈락했을 때 어떤 지점을 고려하겠나'를 볼 때 단순히 ‘김 의원이 아니면 된다'는 시각으로 투표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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