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윤석열 정부의 공식 행사에 대해 "평가할 수준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임기 첫 해에는 좀 박하게 평가했던 것 같다. 최근의 행사는 좀 다른가?"라고 묻자 "최근에는 제가 보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보면 또 박해질까 봐. 그리고 약간 좀 제가 태도가 바뀐 게 말을 할 수준이 아닌 것 같다"면서 "평가를 하려면 어느 정도 수준이 돼 있어야 고칠 여지도 있고 혹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의 여지도 있고 이래야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제가 청와대나 대한민국의 국가 공무원으로서 일해보지 않았다면 달랐을 텐데 해봤기 때문에, 이게 국가 권력이나 정부라는 게 끊임없는 이어달리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박근혜 대통령 끝 문재인 정부 시작', 이게 아니다. 그 전 정부에서 했던 것들을 어떻게든 이어받아서 또 달리고 또 달려야 되는데, 최근에 윤석열 정부를 보면 그런 수용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닌 것 같고, 그리고 어떤 그런 나아지려고 하는 노력이 잘 안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탁 전 비서관은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와 관련해서도 "다른 뉴스는 기억이 안 나고 '야당 대표를 초청을 했느니 안 했느니, 연락을 받았느니 안 받았느니' 이런 얘기들이 오가더라"라며 역시 "박하게" 평가했다.
그는 "그 자리는 1년에 한 번 정파적 입장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그래도 새해 시작하는 거니까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해보자 혹은 인사 나누고 떡국 먹는 자리다. 그래서 당연히 야당 대표를 초청했고 또 여러 사회 각계 인사들을 초청했기 때문에 거기에 야당 대표가 빠졌다는 건 누가 봐도 좋은 모양새는 아니"라면서도 "제대로 형식을 갖춘 초청을 했느냐(했는지 의문이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통상 저희 때(문재인 정부 때)는 정무수석이나 청와대 비서실장이 야당 대표는 예의상 꼭 구두로 직접 전달을, 만나서 얘기를 한다거나 구두로 전달을 한다거나 이렇게 했다"면서 "서로 간의 예의를 어느 정도 지켜줬느냐의 문제인데, 그런 면에서 신년 인사회조차도 불미스러운 화제가 된다는 것 자체가 그렇게 보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최근 윤석열 정부가 정부 행사에 청와대 영빈관을 활용하고 있는 데 대해 "고맙다"라고 말하면서도 "그렇게 밖에 할 수가 없다. (용산에는) 행사할 장소가 없다. 애초부터 꼼꼼하게 따져보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같은 경우는 내부에 사무실 하나를 옮기는 데 40년이 걸린다고 한다. 위치를 바꾸는 데도"라며 "대통령이 거주하는 공간은 국가적 상징성이 있는 거고, 그것을 옮긴다고 결정을 한다면 적어도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어디가 최적지인지, 옮겼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지 (고려해야 한다). 지금 무인기 문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아무런 대책과 고민 없이 일단 저질러 봤다"면서 "제가 언젠가 페이스북에 그 말을 썼는데, 대통령이 자꾸 결론을 명령하면 안 된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 그럼 모두가 다 따라갈 수밖에 없다. 과정을 얘기해야 한다. 그러니까 청와대를 옮기려고 하는데 옵션이 뭐냐 이렇게 질문을 했었어야 한다. 청와대를 용산으로 옮긴다, 이렇게 하면 그냥 옮기는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일(청와대의 용산 이전 문제)로 계속해서 힘들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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