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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드러난 군, 대통령 경호처에도 무인기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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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드러난 군, 대통령 경호처에도 무인기 알리지 않았다

유엔사의 정전협정 위반 여부 조사에는 "유엔 헌장 자위권 대응이 우선"

북한의 무인기가 남하했을 당시 합동참모본부(이하 합참)가 수도방위사령부(이하 수방사)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경호처에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MBC 보도와 관련, 합참은 경호처에도 알릴 의무가 있다는 식의 답을 내놨다.

9일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경호처에는 알릴 의무가 없냐는 질문에 "수방사가 서울 지역 방공작전을 책임지고 있다고 하는 말 속에, 경호처에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다고 이해하시면 되겠다"며 경호처에도 알려야 하는 사항이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경호처는 이번 전비태세검열에 제외돼 있다는 방송 보도와 관련 이 실장은 "서울의 방공작전은 수방사 책임"이라며 "추가로 말씀드리면 P-73(비행금지구역) 공역에 대한 작전도 역시 수방사 책임이다. 따라서 검열의 대상은 이와 관련된 부대에 한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8일 합참은 전비태세검열 결과 북한 무인기가 남하했을 당시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에 즉각 상황 전파를 하지 않은 점 △대공 감시 강화를 의미하는 '두루미' 발령이 처음 무인기를 포착한 1군단의 식별 보고 뒤 90여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는 점 등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합참은 "1군단과 수방사 간 상황을 공유하고 협조하는 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며 "'두루미'를 바로 발령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작전상 미흡한 부분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와 관련 1군단이 상위 부대에 보고한 시간, 그리고 공군에 알려서 상황이 전개된 시간이 언제냐는 질문에 이 실장은 "자세한 사항은 현재 전비태세 검열이 현재 중"이라고 구체적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합참이 8일 "우리 군은 '두루미' 발령 이전부터 남하한 미상 항적을 북한 무인기로 판단하고 대공감시 강화, 공중전력 긴급 투입, 지상방공무기 전투대기 등 필요한 작전 조치를 시행하고 있었다"고 발표한 사항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두루미' 발령 전에 이미 무인기라고 판단하고 있었는데 왜 90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된 것이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왜 지연됐는지는 확인해 보고 말씀드릴 수 있을지는 논의해 보겠다"는 답을 내놨다.

한편 남북이 각자의 무인기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상대의 영공에 보낸 것을 두고 유엔사령부 차원에서 정전협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는 자위권 차원의 대응이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정전협정 위반 조사는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가 담당하는 것인데 조사 대상인 남한 정부가 스스로 정전협정 위반 여부를 따질 권한이 있냐는 질문에 "유엔 헌장에서 이러한 자위권 대응은 보장하고 있는 합법적인 권리이고 정전협정도 이를 제한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전 대변인은 "법률적으로 검토한 결과 유엔 헌장 51조에 자위권 대응은 자위권 차원의 보장을 하고 있는 합법적인 권리"라며 "정전협정도 (유엔 헌장의) 하위(협정)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유엔 헌장의 자위권 대응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국방부는 8일 "우리 군 무인기의 북측 지역 비행은 북한이 무인기로 MDL을 침범하고 서울 북부 지역까지 침입함으로써 명백히 (6·25전쟁)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에 대한 자위권 차원의 상응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정전협정은 명백한 적대행위에 대한 대응에 있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지휘관의 고유 권한과 의무인 자위권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무인기가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우리 영공을 침범해 군이 대응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10시 25분께부터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 수 개가 포착됐다. 무인기 숫자도 수 대 수준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지난 2017년 6월 21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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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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