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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불통' 비난하던 보수언론, 尹 '쇼통'에는 침묵 '이중잣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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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불통' 비난하던 보수언론, 尹 '쇼통'에는 침묵 '이중잣대'

민언련, 주요 언론의 尹 대통령 신년사 보도 모니터 결과 발표

한국 주류 언론이 국민과 소통을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간 이중잣대를 들이댄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3일 발표한 국내 신문과 언론 모니터 결과에서 윤 대통령의 신년사 발표를 두고 국내 주요 언론이 과거 문재인 정부 때와 다른 보도 태도를 보였다고 일침했다.

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지난 1일 약 9분에 걸쳐 신년사를 발표했다. 각본 없는 신년 기자회견이 처음 시작된 김영삼 정부 이후 집권 2년차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것은 윤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민언련은 이 같은 이례적 상황에 관해 1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와 JTBC, TV조선, 채널A, MBN 등 종편 4사 저녁종합뉴스, 2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6개 종합일간지와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2개 경제일간지 보도를 확인한 결과, 우선 확인된 건 '기자의 질문 없는 신년사'라는 상황을 보도했느냐 하지 않았느냐가 대비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KBS, TV조선, 채널A, MBN,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는 윤 대통령 신년사 발표가 출입기자 없이 일부 참모만 배석한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사실을 전하지 않았다고 민언련은 밝혔다.

제대로 된 국민과 소통이 없이 진행된 행사라는 점이 드러나지 않은 셈이다.

반면 MBC, SBS, JTBC, <경향신문>, <동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는 언론 질문을 배제한 윤 대통령을 두고 신년부터 불통 행보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JTBC는 "대통령실은 '업무보고가 많아서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을 하지만 "도어스테핑이 중단된 상황에서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회 비판했고, <한국일보>는 "윤 대통령의 불통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국내 주요 보수 3대 언론의 하나로 꼽히는 <동아일보>의 경우 '기자 없는 신년사 발표'라는 점을 건조하게 보도했다고 민언련은 평가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대신해 오직 <조선일보>와만 독점 인터뷰를 진행해 역시 큰 논란을 낳았다. 이를 비판한 주요 신문은 <경향신문>과 <한겨레> 뿐이었다고 민언련은 밝혔다.

이와 관련해 특히 민언련은 <조선일보>가 윤 대통령의 질문을 받지 않은 신년사 발표에 관한 비판을 하지 않았으며,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대응에 집중하기 위해 2022년 신년 기자회견을 취소했을 때와는 정반대" 태도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1월 25일자 신문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국민은 문 대통령이 이 많은 현안들에 대해 뭐라고 하는지 궁금"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궁색한 처지에 몰리면 국민 앞에 나와 허심탄회하게 사실을 밝히고 이해를 구하는 대신 뒤로 숨어 모른 척해왔다", "비겁한 행태를 조금도 바꾸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민언련은 "비판을 넘어 비난에 가까운 논조"였다고 힐난했다.

<한국경제> 역시 문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에게 이중잣대를 들이댔다고 민언련은 지적했다. <한국경제>는 2일자 사설에서 윤 대통령이 "노동‧교육‧연금 등 3대 부문의 구조개혁 의지를 천명"했으며 이는 "장밋빛 먼 미래 청사진이나 현실성 떨어지는 '소통' '타협' 같은 뻔한 말 대신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반드시 실행해야 할 3대 부문 개혁을 강조한 것"으로 "방향성이나 우선 순위에서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문 전 대통령 등 민주계 전 대통령과 윤 대통령을 비교해 윤 대통령을 극찬하는 내용이다.

반면 <한국경제>는 작년 1월 26일자 사설에서 문 전 대통령을 두고는 "현안에 정통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이 오가는 기자회견은 가장 적극적인 대국민 소통수단"인데 문 전 대통령이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이유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며 이는 "'소통 대통령이 되겠다'던 국민과의 약속에 정면 배치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경제>는 이어서 "화상회견이라면 못할 이유가 없다", "지금 국민은 대통령에게 묻고 싶은 질문이 차고 넘친다"며 "기자회견을 통한 대국민 소통은 대통령으로서 포기해선 안 될 최소한의 책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을 향한 사설 내용과 입장이 백팔십도 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한국경제>는 작년 4월 16일자 사설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대담한 데 대해 비판한 바도 있다고 민언련은 밝혔다.

당시 이를 두고 <한국경제>는 "기자회견 대신 손석희 전 JTBC 앵커와 대담한 것은 여러모로 부적절"하다며 "'내 편' 언론인을 골라 껄끄러운 질문을 피하고, 하고 싶은 말만 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택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경제>는 "껄끄러운 사안에 대해선 뒤로 숨는다는 대통령이란 비판을 받는 마당에 끝까지 '소통' 아닌 '쇼통'을 남기는 것 같아 유감"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이번 윤 대통령의 <조선일보> 단독 인터뷰에 대해서는 어떤 비판도 하지 않았다. <한국경제>의 과거 잣대로는 이번 윤 대통령의 <조선일보> 단독 인터뷰도 역시 '쇼통'으로 볼 수 있다. 

민언련은 국내 주요 언론의 이 같은 이중적 잣대를 두고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가 공동 제정한 언론윤리헌장에 따르면 '윤리적 언론은 특정 집단, 세력, 견해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무사한 자세로 보도한다'며 '공정보도'를 천명"하고 있지만 "윤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신년사 발표로 대신한 데 대한 언론보도는 '공정보도'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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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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